충남대학교에서 지원하는 해외문화탐방 프로그램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총학생회와 학생 간 갈등이 빚어졌다.
지난 19일 오후 충남대학교 대나무숲에 "총학생회가 학교 예산 1억원으로 총학생회 및 관련 학생들만 데리고 해외로 놀러가려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문제를 제기한 학생들은 공정한 절차 없이 총학생회 자체적으로 학생들을 비공개 추천했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충남대학교 총학생회는 약 7시간 뒤 해명글을 올렸다. "이는 학생과에서 진행하는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해외 문화 탐방' 프로그램"이며 "총학생회에 일부 인원을 추천해달라는 공문이 와 추천을 한 것 뿐"이라는 내용이었다.
이어 총학생회는 "프로그램은 학생활동이 우수한 자를 대상으로 한다. 학생 최고 자치기구에 해당하는 총학생회를 포함해 학교봉사단, 총동아리연합회, 단과대학 학생회 등 안에서 추천해달라고 학생과에서 부탁한 것"이라며 "총학생회가 '공짜여행'을 간다는 식으로 왜곡된 것이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해명에도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학생들은 "이게 무슨 해명이냐. 선발 명단, 학생 이름, 소속 학과, 학생자치기구별 선발 인원 비율을 공개하라"고 반발했다.
여론이 안좋아지자 총학생회는 각 단과대별로 해당 프로그램 참가자 추천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공문 내용이 한 차례 또 논란을 키웠다. 프로그램 신청 마감 기한이 20일부터 22일까지 단 3일뿐인데다 학과장 추천서도 필요하다고 써있었기 때문이다. 또 당장 2주 뒤 출국하는 일정이어서 여권도 있어야 했다.
여론이 점점 악화되자 총학생회는 다시 공식입장을 밝혔다. "모든 학생이 대상이 아닌 '학생자치기구' 소속 학생이라고 한정지어 생각한 것이 실수였다"며 "학우들이 충분히 오해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고 생각해 선발방식을 공개모집 형태로 바꿀 것을 학생과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여인원 68명 중 원래 참가하기로 되어있던 학생회 인원 14명은 빠지기로 했다. 선발 과정에서 비리나 횡령은 전혀 없었으며 개인정보 유포, 인격 모독 행위 등은 삼가달라"고 전했다.
학생들은 "원래 14명씩이나 가기로 했던 걸 인증한 셈" "엠티를 멀리까지도 가려했다"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것 같다. 문제인식도 없으니 제대로 된 사과문이 올라올리가 없지"라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이후 총학생회는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사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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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