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래퍼도 랩 할 때 욕해도 되나요?…스타인헤븐

입력 2016-06-22 10:44 수정 2016-06-22 10:56
CCM 힙합 아티스트 Cross K.C. 강민석 선임기자

“크리스천 래퍼가 원나잇하고 여자를 성적 대상으로 생각하는 랩을 해도 되나요?”

CCM 힙합 아티스트 Cross K.C(본명 김동민·36)는 청소년들에게 심심치 않게 이런 질문을 받는다. 힙합에 욕이 많이 담긴 가사들이 자주 등장한다. 힙합 가수를 꿈꾸는 크리스천 청소년들은 힙합을 하기 위해서는 이런 욕도 해야하는지 궁금해 한다.

Cross K.C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21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하나님께서는 서로를 축복하고 사랑하라는 말을 하셨다”며 "누군가를 상처 주고 저주하는 말들을 하라고 하시지는 않았다. 음란에 관한 것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종교적인 측면이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짓밟고 상처주고 저주하고 이성을 그저 하룻밤의 성적대상으로만 그리는 가사들이 유행처럼 번지는 현상은 건강한 사회의 모습은 아닙니다.”

그는 “2002년 홍대 언더그라운드 무대에서 시작해서 2016년까지 15년에 가까운 세월을 무대에 서면서 자신이 크리스천이라고 방송이나 음반을 통해 소개도 하고 더 넓게는 사역의 자리까지 병행하면서도 의아한 모습을 자주 봤다”고 전했다.

이어 “교회에서나 음반을 통해서는 크리스천 마인드로 신앙고백을 하고 찬양도 하면서 자신이 피처링하는 대중 앨범을 발매할 때는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온갖 더러운 행위를 마치 쿨한 것처럼 표현하고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을 한다”며 “누군가를 함부로 깎아내린다”고 말했다.

Cross K.C는 크리스천이라고 고백하는 것은 책임과 의무가 뒤따른다고 했다. 그는 “분별력이 약한 다음 세대 친구들이 이런 가사들을 보면서 아무렇지 않게 따라갈까봐 걱정”이라며 “크리스천 래퍼들은 물론이고 크리스천 연예인은 조금 더 신중하고 분별력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한 “교회 관계자들이나 다음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캠프 혹은 행사를 기획하는 분들도 크리스천 연예인 섭외를 하실 때 그 사람이 삶속에서 혹은 활동영역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들을 하고 있는지 정보를 자세히 알아보고 섭외하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음 세대 친구들 중에 혹시 저와 같은 길을 가고자 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이 얘기를 꼭 전하고 싶다”며 “하나님이 창조하신 본래의 아름다운 입술과 언어만으로도 충분히 잘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Cross K.C는 가수 이승철, 투엔비(솔지), 자두, 한스밴드, 김브라이언 등의 객원랩퍼로 활약했다. 2008년 싱글 ‘So What?’로 데뷔했으며 ‘플라이 어게인’ ‘흔적’ ‘베테랑’ ‘사람을 보며 세상을 볼 때’ 등의 곡을 발표했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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