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난 17일 홋카이도 오타루에서 열린 자민당 집회에서 일본 노인의 소극적인 소비행태를 언급하며 “TV에서 90세가 되고도 ‘노후가 걱정된다’는 이해 안 되는 말을 하는 사람이 나오던데 ‘언제까지 살아있을 생각인가’라고 생각하면서 봤다”고 말했다.
고령인구가 많은 일본의 특성상 노인의 소비 확대가 경기 부양에 필수적이라는 맥락에서 한 말이었지만 노인비하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아소는 이 발언이 “노인이 미래에 대한 과도한 불안을 갖지 않고 적극적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의식을 바꿔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였다며 “전후문맥을 보면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소는 발언에 앞서 일본인이 갖고 있는 개인 금융자산이 1700조엔(약 1경8755조원)이나 되지만 대다수가 소비를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돈이 있어도 사용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우리 할머니는 저축은 전혀 하지 않았다. 돈은 아들과 손자가 지불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사용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사용했다”고 소개했다.
아소는 대기업 ‘아소 시멘트’ 사장 출신이다. 그의 조부 아소 다키치는 자신이 운영한 ‘아소 탄광’에 수많은 조선인을 강제 징용시켰던 인물이다. 대대로 재력가 집안 출신인 아소의 발언은 저소득층 노인의 실정을 감안하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소의 망언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3년 한 강연에서 개헌을 언급하며 “조용히 개헌을 이뤄낸 나치의 수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2014년에는 저출산·고령화로 사회보장 비용이 증가한 것이 아이를 안 낳는 젊은층 때문이라는 취지로 발언해 비난을 듣기도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