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포기하고 친형 이어 카이스트 온 태국 영재

입력 2016-06-22 09:47

태국 영재학교 졸업생이 친형에 이어 자신도 한국의 대표 과학기술 특화대학인 카이스트(KAIST)에 들어와 화제다.

22일 카이스트에 따르면 태국 마히돌 위따야누손 영재학교(Mahidol Wittayanusorn School)를 지난해 졸업한 판 시리비리야쿨(20)씨는 지난해 가을 KAIST 학사과정 외국인 전형에 합격했다.

같은 영재학교를 졸업하고 2009년 KAIST 학사과정에 입학한 형 프라치씨는 바이오및뇌공학과 학사과정을 마친 후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 진학해 금융수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태국에서 금융컨설팅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KAIST의 열성팬’인 판씨는 고교졸업 후 태국 쭐랄롱꼰대학교 의학과에 합격했지만 기계공학이 좋아 의대를 포기하고 KAIST에 입학했다.

미국과 유럽 대학에 가지 않고 KAIST에 지원한데 대해 “대한민국은 자동차, 정보통신 등 최첨단 기술이 발달한 나라다”며 “미국대학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데 굳이 등록금이 비싼 미국대학에 갈 이유가 없다. 게다가 한국은 정서적으로 가깝고 친근해서 지원했다”라고 말했다.

학교생활을 하며 그가 느낀 태국대학과 KAIST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연구환경’이라고 했다.

“태국은 공학 분야에서 뛰어난 대학이 없어 연구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반면 KAIST는 좋은 연구장비를 갖추고 있고 연구하는 분위기여서 매우 만족스럽다.”는 것.

판씨는 향후 KAIST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할 계획이다. 그는 “태국은 사탕수수가 많이 나는데 농민들이 왜 설탕 추출하는 기계만을 사용하는지 고교시절부터 궁금했다”며“사탕수수에서 설탕 외에 부산물을 활용할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해 농민들이 더 많은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최근 판씨 같은 태국 영재학교 출신 학생들의 KAIST 입학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4명을 포함 최근 4년 동안 13명이 KAIST 학사과정에 입학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