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에게 아내가 있던 것처럼 기록된 2세기 후반의 파피루스 조각을 공개하며 파문을 일으킨 캐런 킹 하버드대 신학대학원 교수가 20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파피루스 조각이 위조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 파피루스 조각은 2012년 9월 킹 교수가 학계에 제시한 것으로 3.8㎝×7.6㎝ 크기에 콥트어가 앞면에 8줄, 뒷면에 6줄 적혀 있다. 이 중 마리아라는 이름이 언급되며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나의 아내…”라는 대목이 등장한다. 이 주장은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후손을 남겼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댄 브라운의 2003년 소설 ‘다빈치코드’와 맞물려 큰 화제가 됐다.
킹 교수는 당시 “원래 2세기에 쓰인 그리스어 원본 문서를 4세기 때 콥트어로 번역한 파피루스 조각으로 보인다”며 “예수에게 아내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탄소연대측정에서 이 파피루스에 쓰인 잉크 성분이 기원전 404∼209년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킹 교수의 주장은 힘을 얻었다.
그러나 킹 교수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파피루스가 현대에 조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킹 교수의 입장변화는 최근 미국 애틀랜틱매거진이 파피루스 조각 소유자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애틀랜틱매거진은 플로리다의 기업인인 월터 프리츠가 파피루스 조각을 입수해 킹 교수에게 진본임을 주장하며 건네준 과정에 의문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발행되는 성서학 권위지인 ‘신약학(NTS)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NTS는 지난해 7월 발표한 논문에서 2012년 월터 플리츠가 킹 교수에게 ‘예수 아내의 복음서’에 사용된 것과 똑같은 잉크와 필체로 작성된 다른 파피루스 문서 ‘요한복음 필사본’ 조각을 줬는데, 이는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파피루스 자체는 기원후 8세기 중반의 것이지만 여기에 사용된 잉크는 고대의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예수 아내설' 주장했던 캐런 킹 하버드대교수, 주장철회
입력 2016-06-21 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