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신공항 입지 발표 새누리당 반응

입력 2016-06-21 16:34

‘김해공항 확장’으로 용역 결과가 발표되자 여권에선 새누리당의 지지 기반인 영남권이 두 동강 나는 사태는 막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10년 넘게 ‘뜨거운 감자’였던 신공항 건설이 또 백지화되면서 지역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은 부산 정치인들이 지나친 경쟁 구도로 몰고 갔다고 지적한 반면 부산 의원들은 ‘미봉책’에 그쳤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신공항 백지화’에 불만 쏟아져

새누리당 지도부는 갈등을 막는 방안이라며 향후 마찰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21일 용역 결과 발표 직후 “정부가 어려운 결정을 내린 만큼 우리가 대승적으로 수용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정치권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해당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는 말씀을 해 달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비교적 중립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또 “특정 지역으로 결정이 됐을 때 지역 갈등 문제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가덕도 유치를 위해 뛰었던 부산 지역 의원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부산시당위원장인 김세연 의원은 “지역 갈등 극대화를 피하면서 고심 끝에 차선책인 김해공항 확장을 선택한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24시간 운항할 수 있는 공항이 필요한데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는 데 대해선 아쉽다”고 했다. 또 “장기적으로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정부를 향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진복 의원은 “24시간 이착륙이 가능한지에 대해 정부는 분명히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갈등 봉합을 위해 이런 일을 했다면 정부로서 상당히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경북(TK) 지역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왔다. 조원진 의원은 “실망스럽다”며 “부산 지역이 정쟁으로 몰고 간 데 대한 각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재옥 의원은 “대단히 실망스런 발표”라며 “앞으로 실망한 시도민들의 염원을 어떻게 수습하고 대책을 강구할 것인지 논의하고 고민하겠다”고 했다. 또 “그간 국책사업에 정치권이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입장에서 정부에 객관적인 용역 발표를 촉구했다”며 아쉬움을 털어놨다.

발표 직전 긴장감 최고조

입지 선정 용역 결과를 발표하기에 앞서 정치권엔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새누리당 부산 지역 의원들은 한자리에 모여 발표 이후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김정훈 의원은 “잘못하면 정계개편까지도 갈 수 있다”며 “우리도 부산시민들의 뜻을 존중해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TK 지역 의원들은 정부 발표를 일단 지켜보겠다고 하면서도 밀양 지지 입장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강석호 의원은 부산의 반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부산은 야당에서 정치적으로 치고 올라오니 그럴 수밖에 없는 부분을 이해하지만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야권도 팽팽하게 의견이 갈렸다. 더민주 최인호 의원(부산 사하갑)은 “우리는 가덕도로 확신하고 있다”며 “공정하지 못한 결과는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같은 당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갑)은 “10년 간 10조원 정도가 투입돼야 할 큰 프로젝트의 프로세스 자체가 나중에 의혹을 살만한 장면을 만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경택 전웅빈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