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탈북했다가 붙잡힐 경우, 현지서 감시를 담당하는 북한 보위부원들에 의해 신체가 훼손되는 극악한 인권유린을 당한 뒤 강제 북송된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데일리NK가 21일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탈북을 시도하다가 붙잡히면 시범겜(본보기) 차원에서 아킬레스건을 절단하거나 심지어는 강제로 눕혀 놓고 굴삭기로 다리를 부러뜨리는 등 무자비한 인권 유린이 자행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데일리NK가 전했다.
또 "특히 강제 북송된 후에는 해당 노동자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는 등 이중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고도 했다.
또다른 소식통은 “대형 굴삭기가 북한 출신 건설 노동자를 짓밟고 지나가 치료 불가 상태의 불구가 된 일이 있었다”면서 “해당 노동자는 근무지에서 이탈해 교회에 숨어 지내다 발각된 사람으로, 이들을 감시하는 보위부원들이 탈북을 용납할 수 없다는 ‘시범겜’ 차원에서 이 같이 악랄한 인권 유린을 자행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사고 후 며칠이 지나 피해 노동자가 피골이 상접하고 다리를 붕대로 감은 채 어디론 가 실려 가던 게 마지막 모습이었다. 즉 강제 북송된 것”이라면서 “이 사건이 특이한 게 아니라, 비슷하게 탈북을 시도하다 잡힌 북한 노동자들은 아킬레스건이 절단되거나 각목으로 심하게 구타를 당하는 방식으로 늘 처벌 받아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가끔 직장에서 이탈해 도망가려는 북한 노동자들이 있는데, 도망가다가 어디 정착하기 어려우니 떠돌아다니게 되지 않나. 그러다가 붙잡히면 심한 경우 다리를 분질러버린다”면서 “더는 도망 못 가게 만드는 것이다. 여기는 러시아 땅이니 북한 보위부원들이 와서 수갑을 채울 권한이 없지 않나. 그러니 아예 다리를 분질러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현지 소식통도 “러시아 노동자들은 비교적 자유롭게 건설 현장을 이동하면서 작업을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분위기라고 해서 탈북을 했다가는 ‘뼈도 못 추리는 처벌을 받는다’는 엄포를 놓기 위해 이 같은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면서 “이들은 강제 북송 된 후 가족과 함께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