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시좡족자치구 위린시에서 21일 하지를 맞아 논란 속에 ‘개고기 축제’가 시작됐다.
안팎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한 듯 개고기를 파는 식당이나 가판대에서는 ‘개고기(狗肉)’ 선전 문구에서 ‘개(狗)’라는 글자를 가린 뒤 판매하고 있다고 글로벌타임스가 전했다.
해마다 개고기 축제에서는 동물보호단체들의 시위가 이어졌고, 개고기 판매상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개고기 식당을 운영하는 저우모씨는 “소란을 피하기 위해 ‘개’라는 글자를 가렸다”고 말했다. 다른 판매상인 리모씨는 “시 당국의 지시로 이뤄진 것”이라면서 “개고기 식당과 행상의 영업 허가증을 검사하는 위생 점검도 강화됐다”고 전했다.
동물보호단체 활동가 왕샤오쥔은 “파는 사람도 부끄러운줄 아니까 이름을 지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저우씨는 “외부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개고기를 먹는 것은 오랜 전통”이라고 주장했다. 올해부터는 개의 공개 도살이 금지됐다.
개를 사들이는 동물애호가들의 활동도 시작됐다. 장쑤성에서 동물보호센터를 운영하는 후성위안은 “올해도 직원을 보내 개를 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축제 때 전체 동물보호단체가 구매해 구출한 개는 1300여마리다. 50만 위안(약 8800만원)이 들었다. 하지만 운송 과정에서 200마리가 죽고 현재 400마리만 살아남는 등 관리에 애를 먹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국내외 비난을 받고 있는 개고기 축제를 탐탁치 않게 여기지만 민간에서 운영하는 것이라 강제 중단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인의 64%가 위린시 개고기 축제의 중단을 원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간접적으로 압박했다.
조사 결과 위린시 주민까지 포함한 응답자의 51.7%는 개고기 판매가 금지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69.5%는 개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55%는 위린 개고기 축제가 해외에 중국의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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