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 무더위…캘리포니아 49.4도

입력 2016-06-21 09:24
미국 캘리포니아 주 동부와 애리조나 주, 네바다 주 남부, 뉴멕시코 주 등 서남부 지역에서 지난 주말부터 살인적인 폭염이 기승이다. 미국 기상청은 19일(현지시간) 이 지역에서 최고기온 기록이 17개나 작성됐다고 발표했다고 미 언론들이 20일 보도했다.
 미 기상청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의 팜 스프링스 인근 사막 마을인 서멀의 최고기온은 19일 오후 49.4℃를 찍었다. 이는 지난 1929년 기록된 최고기온 47.8℃보다 1.2℃ 높은 수치다.
 또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우들런드 힐스 지역은 같은 날 42.7℃를 기록했다. LA 북부 버뱅크의 수은주는 42.7℃로 종전 기록(41.1℃)을 넘어섰다. 로스앤젤레스 시 중심가의 기온은 35.5℃로 치솟았다.
 사막인 애리조나 주는 더욱 뜨거웠다. 애리조나에서 가장 큰 도시인 피닉스은 47.7℃까지 올라 종전 최고(46.1℃) 기록을 근 50년 만에 갈아치웠다.
 폭염에 따른 탈진 등으로 애리조나 주에서만 4명 이상이 숨졌다. 기상 당국은 멕시코에서 이동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촉발된 이번 살인 더위의 기세가 20일 정점에 오른 뒤 21일부터 수그러들 것으로 전망했다.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 산불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5일 LA 북서쪽 샌타바버라 카운티에서 발생한 산불은 시속 80㎞의 강풍을 타고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여의도 면적(2.9㎢)의 11배가 넘는 32.3㎢에 달하는 광활한 초목이 잿더미로 변했다.
 LA 북부 두아르테아와 아주사 지역에도 각각 산불이 발생해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멕시코 접경 지역인 샌디에이고 카운티에서도 산불로 임야 6㎢가 폐허로 변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