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 도전 여부를 두고 ‘열쇠’를 쥐고 있는 김부겸 의원이 선택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르면 20일 결정을 내릴 예정이었지만 당내 비주류 흐름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숙고의 시간을 조금 더 갖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류 성향 모임인 ‘구(舊) 민집모(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 일부 의원들이 김 의원에게 대선 출마를 권유하는 등 당내 의견도 갈라지고 있다.
더민주 이종걸 의원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민집모 회동에선 김 의원이 젊은 한 축으로 대선 레이스를 받쳐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며 “김 의원이 여러 가지 그런 의견을 듣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김 의원이 (키를 쥐기로)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해 김 의원의 결단이 비주류 단일화의 핵심이라는 점도 숨기지 않았다. 당초 김 의원은 이날 당권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 의원은 “신중하게 판단하는 게 좋다. 일단 오늘은 결론을 내리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집모 소속인 이 의원은 중도 성향 의원 모임인 ‘통합행동’ 소속인 김 의원, 박영선 의원과 당권 단일화를 논의 중이다. 김 의원이 대권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관측에 대해선 한 민집모 소속 의원은 “대권도 좋지만 당권 도전도 현실성이 더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일 수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당초 월말 당권 혹은 대권 도전 여부를 결단키로 했다. 앞으로 남은 기간은 약 열흘이다. 하지만 비주류 3인 간 내부 조율은 그보다 앞서 진행돼 왔다. 이들간 교통정리가 끝나지 않을 경우 8월 27일 예정된 전당대회 일정 내에 조율하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 의원과 박 의원 양측도 내부적으로는 김 의원의 신속한 결정을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주류 인사는 “비주류 내부에서도 김 의원의 행보에 대해 의견이 반반으로 갈리고 있다”며 “각 선택에 따른 이해득실이 대립해 김 의원의 고민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미 당권 도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송영길 의원은 비주류 단일화 움직임에 강력히 반발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자기 힘으로 당권에 도전해야한다. 단일화한다는 것 자체가 지금 (상황과) 맞지 않는다”며 “힘이 부족하니 연합을 하자는 것 아니냐. 당원을 믿고 나와야지 무슨 단일화를 하느냐”고 했다. 이어 “국민의당으로 (비주류) 의원들이 대거 탈당한 마당에 당 대표 선거가 ‘친노(친노무현)’ 대 ‘비노(비노무현)’, 주류 대 비주류 이런 싸움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더민주 당권 두고 비주류에 쏠리는 눈
입력 2016-06-20 1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