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장 그리스 선사 회장에 감사편지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위기에 빠진 대우해양조선에 선박을 발주한 그리스의 선사에 권민호 경남 거제시장이 “위기 때마다 도움을 주어 고맙게 생각 한다”는 감사의 인사를 했다.

권 시장은 최근 대우조선해양에 대규모 선박을 발주한 것으로 알려진 그리스의 글로벌 선사 안젤리쿠시스 그룹의 ‘존 안젤리쿠시스(John Angelicoussis)’ 회장에게 20일 감사 편지를 보냈다.

그리스어로 쓴 2쪽짜리 편지에서 권 시장은 먼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위치한 세계적인 조선도시 거제시의 시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IMF 구제 금융과 세계금융사태 등 위기 때마다 모두 88척의 선박을 발주해 오늘날 대우조선해양이 있기까지 안젤리쿠시스 그룹의 역할이 컸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또 “저유가와 글로벌 경제위기로 세계 조선산업이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안젤리쿠시스 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이 5억8000만 달러라는 대형 수주계약을 체결한 것에 26만 거제시민의 뜻을 모아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특히 ‘존 안젤리쿠시스’ 회장은 계약과정에서 기다리면 좀 더 낮은 가격에 발주할 수 있다는 주변의 만류에도 그동안 쌓아온 돈독한 신뢰와 우정으로 발주를 지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권 시장을 감동케 했다.

권 시장은 “세계 조선업이 처한 이번 위기는 복합적인 원인으로 오랜 기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돼 그 어느 때와 비교할 수 없는 위기여서 회장님의 아름다운 동행이 더욱 빛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1947년 설립한 안젤리쿠시스 그룹이 그리스를 넘어 세계 최대 해운사로 성장한 것은 회장님의 동반성장 및 신뢰와 상생이라는 경영전략이 있어 가능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권 시장은 “존 안젤리쿠시스 회장이 거제를 방문한다면 성심성의껏 모시겠다”며 “회장님과 대우조선의 30여년간의 소중한 인연이 오래 지속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8일 그리스 안젤리쿠시스 그룹 산하 마란가스(Maran Gas Maritime)사와 마란탱커스(Maran Tankers Management)사로부터 LNG선 2척, 초대형원유운반선 (VLCC) 2척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이들 선박의 계약 규모는 5억8000만 달러(약 6700억여 원)로 올 들어 국내 조선소가 수주한 계약 가운데 최대 규모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