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동 문화광장에서 아이를 치고 달아난 오토바이 뺑소니범이 공분을 사고 있다. 뺑소니범은 사고가 발생한 지 19일이 지난 19일 자수했다고 밝혔지만 그가 남긴 카톡 대화 내용이 알려지면서 분노를 더하고 있다.
지난 1일 저녁 8시55분쯤 상암동 MBC문화광장에서 네온으로 치장한 검정색 오토바이가 빠른 속도로 부모와 놀고 있던 아이를 치고 도주했다. 사고를 목격한 부모는 검정색 오토바이는 아이를 친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없이 더 빠른 속도로 달아났다고 밝혔다. 오토바이 왼쪽 측면과 충돌한 아이는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네온 불빛에 가려 오토바이 번호판을 식별할 수 없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사건이 난관에 부딪히자 부모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고 소식을 알리고 뺑소니범 잡기 위해 네티즌들의 제보를 호소했다. 네티즌들은 즉각 오토바이 기종을 추정해 내고 관련 동호회에 협조를 요청하면서 뺑소니범 추적에 나섰다.
사건 발생 19일이 지난 19일 새벽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새벽 ‘인도 어린이 뺑소니범 자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사건은 마무리 되는 듯 했다. 하지만 글을 올린 네티즌이 공개한 어처구니 없는 카톡 내용이 공개되면서 분노는 더 커지고 있다.
이날 공개된 카톡 내용을 보면 뺑소니범은 “마포경찰서에 자수했다”면서 “더 급한 일이 있어서 사람 친 거 그런 거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냥 바로 갔다”라고 말했다. 그는 “목숨보다 중요한 일이 있었다”라고 변명했다.
네티즌들은 분노했다. “목숨보다 급한 일이 어디 있냐” “생각해보니까 뺑소니? 기가 차다”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생각이 바뀌어서 자수했을까요? 아마 보배드림이나 바이크 카페에서 사고 관련 글이 올라오니까 압박감 느끼고 자수한 것 같습니다”라고 꼬집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