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숨기기?… 신격호의 로베스트, 檢수사 직전 청산절차

입력 2016-06-19 17:32 수정 2016-06-19 18:48

검찰이 롯데그룹의 비자금 저수지로 의심하고 있는 스위스 페이퍼컴퍼니 로베스트(Lovest AG)가 수사 착수 직전 청산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그동안 롯데그룹이 수사 동향을 파악하고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했다고 밝혔었다.

19일 스위스 상거래 관보(SOGC)에 따르면 로베스트는 지난달 10일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청산을 의결했다. 다음달 1일 자산관리 및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 트레코(Treuco AG)로 인수될 예정이다. 현재 채권자들의 주장을 접수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로베스트의 청산 결정은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와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 착수 사이에 이뤄졌다. 공정위는 지난 2월 롯데그룹의 해외계열사 현황을 발표하며 신격호(94) 총괄회장이 1985년 설립해 지배하는 로베스트가 롯데물산 지분 6.87%, 롯데정보통신 지분 10.45%를 보유 중이라고 공개했다.

호텔롯데 등 롯데 계열사 4곳은 2010년 5월 로베스트의 롯데물산 주식 408만여주를 1592억여원에 사들이기로 의결했다. 취득 단가는 롯데 계열사들이 신고한 자산 가치의 2배를 웃돌았다. 롯데그룹은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웃돈 의혹을 부인했다. 다만 금융 당국에 타법인 주식 취득 결정의 취소 사실을 알린 계열사는 없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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