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 딱지 뗀 유승민이 넘어야 할 장애물

입력 2016-06-19 15:44

복당 문제가 해결되면서 유승민 의원 앞에 놓인 가장 큰 장애물이 치워졌다. 벌써부터 정치권에선 유 의원의 당권·대권 도전 등 성급한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가 넘어야 할 걸림돌은 여전히 많다.

대구·경북(TK) 출신 한 전직 의원은 19일 “유승민계 의원 대부분이 낙천·낙선한 데다 친박(친박근혜)이 총선을 통해 당내 수적 우위를 확보해 유 의원이 상당 기간 외톨이 무소속 신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봤는데 예상보다 쉽게 복당 문제가 해결됐다”고 평가했다.

실제 유 의원은 인지도나 지지도에 걸맞지 않게 여권 내 세가 미약했고, 총선을 통해 더 약화된 측면이 없지 않다. 따라서 새로운 세력을 만들기 위해선 새누리당 복당이 절실했던 상황이었다. 주류인 친박계도 전당대회를 통한 당권 장악 후 ‘유승민 복당’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었다는 점에서 비대위의 복당 결정은 구심점이 없던 비박(비박근혜)계와 동지가 필요했던 유 의원에게 날개를 달아준 꼴이 됐다.

그러나 국회법 파동과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등 발언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미운 털이 단단히 박힌 유 의원을 향한 친박계의 공세는 더 조직적이고 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친박계의 견제를 어떻게 극복할 지가 유 의원에겐 첫 과제인 셈이다. 유 의원과 TK 차기 맹주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최경환 의원은 총선 당시 유 의원을 향해 “마치 헌법 수호의 상징인 양 행세하면서 ‘희생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고 공격한 바 있다.

외연확대와 보수층 끌어들이기 역시 그의 과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유 의원이 TK 출신이라는 점은 장점이자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유 의원이 당권을 쥐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 지지층과 겹치는 TK 중심의 전통 여권 지지층을 흡수해야 하나 ‘배신자’로 찍힌 이상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유 의원이 차기 대권 도전에 나설 경우 “세 번 연속 TK 대통령은 안된다”는 정치 공세도 예상됐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선 복당 후 유 의원의 행보는 당내 화합과 ‘보수 적자’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맞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