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무엇이 가로막고 있나?…단원고 기억교실 이전 갈등 또 다시

입력 2016-06-19 16:05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재학생 학부모들이 오는 25일까지 기억(존치)교실 이전을 촉구했다. 학부모들은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학부모 총회를 열어 등교거부, 단원 교장과 교육감 퇴진운동 등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단원고 학부모 20여명은 19일 안산교육지원청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호소문에서 학부모들은 “단원고 1100여명의 재학생들은 현재 교실 등 시설 부족과 수시로 방문하는 외부인들의 소란함 속에서 기본적인 학습권마저 보호받지 못한 채 생활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안산교육지원청의 임시교실이 완공되는 시기 전후로 이전한다던 기억교실은 또 다시 무리한 요구에 의해 여전히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이어 “25일까지 이전이 어려우면 학생들이 학교 밖 제3의 장소에서 정상적인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경기도교육청이 대안을 제시하든지 아니면 아예 단원고 전체 재학생을 안산 지역 내 다른 학교로 전학시켜달라”고 제안했다.

이들 학부모들의 이날 기자회견에서의 요구는 지난달 7개 유관 기관이 어렵게 기억교실 이전에 합의는 했지만 지진부진해지는 기억교실 이전에 인내의 한계를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학부모들은 “반복되는 합의를 믿고 또 믿었지만 아직도 단원고에서는 정상적인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 정부, 교육부, 경기도교육청, 단원고는 하루빨리 결단해 학교 주인인 재학생들에게 교실을 돌려주라”고 호소했다.

안산교육청 별관 공사는 지난 13일 완료했지만 기억교실 이전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4·16가족협의회가 최근 단원고에 보낸 ‘기억교실 이전에 따른 단원고, 경기교육청의 책임, 역할’이란 문서를 통해 기억교실 원형을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문서에는 기억교실 창문·창틀 분리·포장, 책상·의자·교탁 포장, 천장 석고보드 분리·보존·포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재학생 학부모들은 학교 시설물을 가져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4·16가족협의회, 경기도교육청, 단원고 등 7개 기관과 단체는 오랜 협의 끝에 지난달 9일 4·16 안전교육시설 건립과 추모 행사 개최 지원, 단원고 내 기억공간 조성 등의 내용을 담은 협약서에 서명했다. 당시 기억교실은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에 한시적으로 이전했다가 안전교육시설이 완공되면 다시 이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안산=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