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보상안을 제시했으나 관련 피해자들은 ‘성의 없는 대책’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옥시는 지난 18일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제2회 옥시레킷벤키저 사과와 보상 논의의 장’을 열고 옥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만났다. 이날의 만남은 아타울라시드 사프달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 대표와 가습기 살균제 1·2등급 피해자와 가족 약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옥시측은 질병관리본부와 환경부로부터 1, 2차 조사에서 1·2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우선 보상을 진행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는 사망하거나 100% 상해 피해를 입은 경우 1억5000만원, 다른 1·2등급 판정 피해자에게는 1억원 이상을 제시했다. 옥시측은 한국 법원이 교통사고·산업재해 사망시 위자료 기준액을 1억원으로 정한 것을 고려해 이보다 높게 책정했다고 밝혔다.
옥시가 내놓은 보상안에 대해 참석자들은 피해자들의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성의 없는 대책안이라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자녀를 잃은 한 피해자는 “옥시 가습기 살균제 1, 2등급 피해자 180여명 가운데 아이들이 60~70% 정도 되는데 정작 이 아이들에 관련해선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며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피해자 부모도 “평생 고통을 받으며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에 대한 보상이 고작 1억 5000만원이냐”면서 “평생 케어해줄 수 있는 보상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사프달 대표는 협의가 끝난 뒤 “피해자들의 많은 이야기를 듣고 의견을 감안해 보상안을 개선하기 위한 자리였다”며 “보상 지원을 위해 35명의 특별 전담반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옥시 측은 지난달 20일 대전 아드리아 호텔에서 ‘제1회 옥시 가습기살균제 사태 관련 사과의 장’을 마련한 바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옥시,가습기 피해 아동 대책은 '나몰라라'
입력 2016-06-19 1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