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썰전에서 전원책과 유시민 사이에 롯데가 일본기업인지 아닌지 흥미로운 논쟁이 있었군요"라고 전했다.
하 의원은 "다른 대다수 이슈에 있어서 제 입장은 전원책씨와 가깝지만 이 문제에 있어서는 유시민씨 손을 들어주고 싶군요"라고 했다.
하 의원은 "전씨 주장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내용을 보면 19세기식 민족감정을 선동하고 있어요"라며 "사실 글로벌 시대에 기업의 국적을 논하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인 것입니다"라고 했다.
이어 "십분 양보해서 굳이 기업 국적 따지자면 세금 더 내고 고용이 더 발생하는 나라가 그 기업의 국적입니다"라고 했다.
하 의원은 "롯데가 일본기업이라고 한 전씨의 논거는 두 가지입니다"라며 "하나는 한국 롯데의 일본 지분이 99% 수준이라는 겁니다. 다른 하나는 주로 일본 이름을 쓰고 일본어로 대화를 하고 집도 일본 집이 더 크다는 겁니다. 둘다 반일주의가 강한 한국인들의 정서에는 먹힐 수 있지만 엄밀히 다 틀린 이야기입니다"라고 했다.
하 의원은 "우선, 지분 수준으로 기업 국적을 따지자면 삼성, KB, 신한, 하나금융 모두 한국기업이 아닙니다. 지분율 50% 이상이 외국인 소유입니다"라며 "수익률 좋은 기업일수록 외국인 투자가 많아 외국인 지분이 커지게 되있습니다"라고 했다.
하 의원은 "또 하나, 오너집안 사람들이 일본 이름 쓰고 일본어로 대화한다는 건 글로벌 시대에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라며 "제 주변에도 미국에 유학가서 살고 있는 친구들 경우 자식들이 한국말 잘 못하는 경우 많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미국 학교를 다녀야 하니 이름도 미국 이름을 쓰구요. 본인도 미국 회사에 다니니 편하게 하기 위해 미국 애칭을 만들어 쓰는 경우 많습니다"라며 "한국에 오래 거주하는 외국인들과 그 자식들도 한국 이름을 쓰는 경우 있다는 걸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라고 했다.
하 의원은 "주택의 경우도 일본에서 살았고 지금도 일본 자주 가고 하니 일본에 집도 있겠죠"라며 "일본에 있는 집이 한국보다 더 크다고 비난하는 건 정말 유치한 논리구요"라고 했다.
하 의원은 "더 중요한 건 유시민씨 주장처럼 현재 롯데는 대부분의 세금을 한국에 내고 대부분의 고용을 한국에서 창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라며 "우리 국가, 우리 국민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세금 많이 내고 일자리 많이 만드는 겁니다"라고 했다.
하 의원은 "그런 맥락에서 보면 롯데는 뿌리는 일본에 있지만 현재는 한국 기업의 성격이 더 강한 겁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유시민씨도 잘못 알고 있는 것이 하나 있는데 이들 셋 모두는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 국적이 아닙니다"라고 했다.
하 의원은 "이번 검찰 수사에서 롯데 오너 일가에 거대 비리가 확인되면 우리는 비리기업이라는 비난을 할 수 있습니다"라며 "또 자식들끼리 꼴사나운 싸움 벌이는 콩가루 기업이기도 합니다"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비리기업, 콩가루기업이라고 해서 글로벌 시대에 적합하지도 않은 일본기업이라는 모자를 씌워 친일매국적 기업이라는 치욕을 주지는 말았으면 합니다"라고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