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농민 백남기(69)씨의 딸 백민주화(30)씨는 제32차 유엔인권이사회에 참석해 "한국 정부의 진실한 사과, 철저한 수사 그리고 정의 실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씨는 17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 인권이사회에 참석해 시민단체를 대신한 발언에서 "한국 정부는 시위를 집회가 아닌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지난 7개월 동안 백남기 농민 사건에 대해 한 조치라고는 고소인인 백씨의 언니를 한 차례 조사한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백씨는 아버지에게 발언할 기회를 주고 싶다며 백남기씨가 물대포에 맞아 쓰러져 있는 사진을 5초간 들어 보이기도 했다.
앞서 유엔의 마이나 키아이 집회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지난 1월 한국을 방문해 작성한 조사보고서를 발표하며 "한국의 집회결사의 자유가 탄압받고 있다"며 특히 실질적 허가제로 운영되는 집회, 차벽과 물포 사용, 집회 참가자에 대한 민형사상 탄압, 교사와 공무원 등 노조 설립의 어려움, 기업의 노조 무력화 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2015년에 물대포는 4차례만 사용하는 등 폭력적인 참가자들에게만 엄격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사용했다"며 "백남기 농민 사건을 철저하게 수사하고 있고 합법적 집회 참가자들은 처벌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공희정 기자 jjing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