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김정은 사망설'에 한때 소동

입력 2016-06-17 15:13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폭탄 공격을 받아 숨졌다는 루머가 17일 오전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유포되면서 그 진위를 두고 한때 소동이 빚어졌다. 때 아닌 ‘김정은 사망설’에 외교·안보 부처에 확인전화가 빗발치고 주식시장과 외환시장까지 출렁였다.

해외 인터넷 사이트인 ‘동아시아트리뷴(East Asia Tribune)'은 지난 16일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한 여성의 자살 폭탄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면서 “평양 주재 특파원이 매우 적은 관계로 확증은 어려우나 일부 내용이 조선중앙TV를 통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김 위원장이 피습 당시 평양 보통강 구역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고 한다. 행사 도중 한 여성이 바리케이드를 뛰어넘은 뒤 몸에 두른 폭탄을 터뜨렸고 김 위원장은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선중앙TV는 물론 북한의 어느 매체도 이런 보도를 내놓지 않았다. 폭탄 공격을 한 여성이 “매우 아름다웠으며 남성 중 절반이 그녀를 바라봤다”고 하는 등 장난스러운 내용도 있어 ‘낚시성’ 가짜 기사로 추정된다. 북한이 최고지도자의 사망 소식을 신속하고도 자세히 보도했다는 것 자체부터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우리 정부도 즉각 부인했다. 정부 관계자는 “근거도 없고 확인된 정보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논란이 계속되자 통일부가 문자 공지를 통해 “보도 내용은 현재 확인할 수 없으며 이 매체의 신뢰성은 (기사 밑에 달린) 댓글들을 보고 판단하라”고 밝히기도 했다. 때 아닌 ‘김정은 사망설’에 방위산업 주가와 원·달러 환율이 반짝 급등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