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김밥 한줄에 만원?...관광객 쫓아내는 것”

입력 2016-06-17 12:18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첫 '문화관광산업 경쟁력강화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관광객이 없을 때는 아우성을 치다가 많이 오면 느긋해져서 불친절하고, 김밥 한 줄에 만원씩 받고 이런 식으로 하면서 관광객을 쫓아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관광객이 많이 오길 바라는 것은 모순"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지속적인 단속과 계도로 바가지 요금을 근절하고 음식점, 숙박업의 불친절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관광품질 개선에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계속 지적되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대상의 저가 관광이나 택시 시장의 바가지요금 같은 관광 불편 문제들은 관광객 만족도를 떨어뜨리고 한국 관광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심각한 원인"이라며 "남는 건 사진 밖에 없다는 말은 틀렸다. 제일 마음 속에 남는 것은 그 나라 국민의 친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콩 한쪽도 나눠 먹으려고 하는 우리 선조들, 백의민족이 갖고 있던 아름다운 심성을 살리면 '한국에 가면 참 친절해서 그 마음이 영원히 남더라' 한다"며 "그것도 컨텐츠다. 최고로 남는 콘텐츠"라고 말했다.

또 "관광(觀光)의 어원을 보면 '나라의 빛을 본다'는 뜻인데 그 빛이라는 것은 결국 콘텐츠 아니겠냐. 그러면 그 나라의 문물, 풍습, 풍경 등이 다 콘텐츠가 될 텐데 그 빛이 정말 매력적이고, 한번 보고 다시 와서 또 보고 싶고, 아름답고 영롱하고 그래야 볼 맛이 있는 것"이라며 관광 콘텐츠 개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한테는 지역 곳곳에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함께 5000년의 유구한 역사가 담긴 역사·문화 자원이 있고, 최근에는 K팝과 K드라마 같은 대중 문화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게다가 앞선 ICT 기술을 토대로 한 마이스(MICE) 산업과 삼면이 바다라는 강점을 살린 크루즈관광 같은 융복합 관광자원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유승민 의원의 새누리당 복당으로 촉발된 당청갈등과 여당 내분 사태 등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