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 136년 만에 유로 첫 승 거둔 날… 62세 축구팬 사망

입력 2016-06-17 09:25
사진=AP뉴시스

북아일랜드가 축구협회 출범 136년 만에 처음으로 출전한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에서 역사적인 첫 승을 거둔 날 경기장 관중석에 있던 60대 축구팬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AP통신은 북아일랜드와 우크라이나의 유로 2016 조별리그 C조 2차전이 열린 17일 프랑스 리옹 스타드 데 뤼미에르 관중석에서 62세 남성 관중이 가슴의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숨졌다고 보도했다.

 경기장 의료진은 다급히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이 남성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 남성은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바다를 건너 리옹까지 찾아온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출신이다.

 유로 2016에서 북아일랜드 팬의 사망은 벌써 두 번째다. 지난 12일 24세의 축구팬이 니스 해변을 산책하던 중 추락해 숨졌다. 북아일랜드축구협회의 패트릭 넬슨 회장은 “그가 경기장에서 숨을 거뒀다”며 안타까운 표정으로 그의 죽음을 알렸다.

사진=AP뉴시스

 북아일랜드는 축구종주국 영국을 구성하는 4개 연방 중 하나다. 1880년 벨파스트에서 출범한 축구협회는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와 마찬가지로 독립적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세계 축구계에서 존재감은 미미했지만 국제축구평의회에서 종주국 자격으로 8개 자리 중 하나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선전하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25위까지 끌어올렸고, 처음으로 유로 본선까지 밟았다.

 이날은 출범 136년 만에 유로에서 감격적인 첫 승을 거둔 날이다. 북아일랜드의 마이클 오닐 감독은 사실상 ‘10백’을 운영하고 0대 1로 졌던 폴란드와의 1차전 출전 선수들 중 5명을 교체하고 우크라이나를 공략했다.

 후반 4분 올리버 노어우드(레딩)의 프리킥을 가레스 맥컬리(웨스트브롬위치)가 헤딩으로 마무리해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추가시간 6분 니알 맥긴(에버딘)의 추가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북아일랜드 선수들은 24세 청년의 사망을 추모하기 위해 검은 완장을 팔에 착용하고 출전했고, 팬들은 어린 나이에 유명을 달리 한 청년을 기리기 위해 전반 24분 기립박수를 쳤지만 또 한 명의 죽음과 마주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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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