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말 개장한 플랫폼창동61은 5월초 오픈위크 동안 음악, 패션, 음식이 융합된 신개념 콘서트를 기획했다. ‘플랫폼 인 마이라이프’라는 제목의 이 콘서트에서는 모델 이현이와 싱어송라이터 시와, 옥상달빛, 소란, 킹스턴루디스카, 이한철 등의 콘서트에 맞춰 샌드위치, 디저트 등 음악에 맞는 특별한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뮤지션들이 노래하는 틈틈이 직접 서빙을 하기도 했는데, 5일간의 공연이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 회당 좌석이 80석밖에 되지 않았던 만큼 티켓 예매 경쟁이 치열했다.
플랫창동61은 ‘플랫폼 인 마이라이프’에 대한 반응이 워낙 좋자 앞으로 매달 한 번씩 정기적으로 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콘서트에서 연주되는 음악의 종류에 따라 맥주, 모히토, 타파스, 막걸리 등 주류를 한잔씩 제공하는 것도 기획중이다.
서울시향은 지난해 6월 오케스트라의 막바지 연습 과정을 연습실에서 볼 수 있는 ‘리허설룸 콘서트’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1만원의 저렴한 티켓 가격도 매력적이지만 바로 1m 앞에서 오케스트라가 조화로운 앙상블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두 차례 공연은 물론이고 올해 5월 공연도 티켓 오픈 하루 만에 개방된 70석이 모두 판매됐다. 오는 9월에 또 한 차례 예정된 가운데 서울시향은 좌석 수를 조금이라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중이다.
CJE&M 뮤지컬사업본부는 오는 23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8월 28일까지) 개막을 앞두고 지난 9일 국내 최초로 백스테이지를 경험할 수 있는 티켓 ‘백스테이지투어 PASS'를 판매했다. 주연배우 에녹의 안내로 공연 직전 백스테이지를 둘러본 뒤 기념촬영까지 할 수 있는 티켓으로 가장 좋은 좌석인 13만원짜리 R석 1매, 프로그램, 주차권, 음료 등을 포함해 15만에 판매했다. 이 티켓은 예매 시작 15분에 준비한 140매가 동이 났다.
‘브로드웨이 42번가’ 관계자는 “공연 직전에 백스테이지 투어를 하려면 스태프들은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번거롭다. 하지만 관객은 평소 궁금한 무대 뒤편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느낄 수 밖에 없다”면서 “백스테이지투어 PASS에 대한 반응이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라 요즘 횟수 추가 여부를 놓고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4일 개막한 연극 ‘사이레니아’(~8월 15일까지)는 대학로의 일반 소극장이 아니라 TOM연습실 안에 무대를 만들었다. 이야기의 배경인 영국 콘월의 등대 내부를 리얼하게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폭풍우 치는 날 밀폐된 등대 안에서 등대지기 남자와 묘령의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에서 무대와 관객과의 거리는 50㎝에 불과하다. 사방으로 막힌 벽과 낮은 천정으로 둘러싸인 공간에 놓여진 관객들은 마치 등대 안에 있는 듯한 극한의 몰입감을 느끼게 된다. 회당 단 30명만 공연을 볼 수 있다.
‘사이레니아’는 지난해 국내에서 이례적인 흥행을 기록했던 ‘카포네 트릴로지’의 원작자 제스로 컴튼의 작품이다. 작은 호텔방을 배경으로 한 ‘카포네 트릴로지’도 무대와 관객과의 거리가 50cm에 불과했지만 객석이 100석이라 ‘사이레니아’보다는 넓게 느껴질 정도다. 공연시간이 70분인 ‘사이레니아’는 스토리만 보면 다소 성긴 편이지만, 관객들은 연극 안에 깊숙이 들어가는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낀다. 지난해 ‘카포네 트릴로지’의 후광에 더해 너무나 적은 객석 수 때문에 아이돌 스타 나오는 뮤지컬 못지 않게 개막 전부터 티켓 예매 전쟁이 벌어졌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