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패산 女등산객 살해범, 현장검증서 범행 담담히 재현

입력 2016-06-16 15:42
지난 7일 경기도 의정부 사패산에서 발생한 50대 여성 등산객 살인사건 피의자 정모(45)씨는 16일 현장검증에 앞서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검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현장검증을 위해 경찰서를 나서던 정씨는 취재진 앞에서 이 같이 말했다. 경찰은 앞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흉기를 사용하지 않고 계획범행이 아닌 점 등을 들여 정씨에 대한 얼굴과 신상은 비공개키로 했다.

정씨는 성폭행 시도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추가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고 경찰 호송차량에 탑승 자리를 떠났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정씨를 데리고 의정부 예술의 전당 뒤 사패산 4부 능선 범행현장에서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정씨가 자신의 진술을 토대로 피해자의 머리를 때리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뒤 돈을 빼앗는 범행 과정을 담담하게 재현하자 일부 등산객은 정씨를 향해 욕설을 하기도 했다. 이날 현장검증에는 피해자 유가족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검증 내용을 토대로 보강 수사를 한 뒤 정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13일 사패산 4부 능선 등산로 부근에서 휴식 중이던 여성 등산객 A씨(55)를 성폭행하려다 목을 졸라 살해하고 돈을 빼앗은 혐의(강도살인·강간미수)로 정씨를 구속했다.

의정부=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