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만명이 반대했는데 묵살… 1만 마리 먹어치우는 위린시 ‘개고기 축제’

입력 2016-06-16 15:25 수정 2016-06-20 16:41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지난 10일 베이징 위린시 연락사무소 앞에서 개고기 축제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개고기 축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위린시가 공개적인 개 도살을 금지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보도했다. 하지만 민간행사인 개고기 축제를 막을 수 없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홍콩 대표인 마이클 톈은 중국 정부관리와 접촉한 뒤 “중국 정부는 개를 식용으로 이용하거나 동물학대를 금지하는 현행법이 없는 상태에서 개 도살을 금지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대신 중국 정부가 음식물 안전을 위해 공공장소에서 개를 도살하지 못하도록 금지시키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시위대가 ‘나는 식사거리가 아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AP뉴시스

톈 대표는 지난 3월 전인대 상무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국제적 비난을 초래한 개고기 축제를 중단시키도록 촉구했다. 그는 “(개고기 축제 중단이) 매우 긴 과정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최소한 이런 끔찍한 행위를 보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스타워즈’의 레아 공주 역을 맡았던 미국 여배우 캐리 피셔(왼쪽)가 지난 7일 영국 런던 중국대사관 앞에서 동료배우 제니 시그로브와 함께 반려견을 데리고 개고기 반대 서명운동에 나섰다. AP뉴시스

동물보호단체에 따르면 해마다 매년 하지(夏至)에 열리는 위린 개고기 축제 동안 1만 마리 이상의 개가 도살된다. 오는 21일 열리는 올해 행사를 앞두고 중국 국내외 동물보호단체들은 1100만명이 참여한 위린시 개고기 축제 반대 청원을 베이징 위린시 연락사무소에 전달했다. 하지만 행사 주최 측은 “하지를 맞아 개고기와 지역특산 과일인 ‘리즈’를 먹는 소중한 전통”이라고 일축했다.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의 피터 리는 “위린시 정부의 반응은 긍정적이지만 우리는 확실한 행동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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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