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5일은 남북이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해 첫 걸음을 뗐던 ‘6·15 남북 공동 선언문’을 발표한지 16주년 된 날이다. 10여년이 훌쩍 지났지만 최근 남북 관계는 더욱 얼어붙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남남갈등 극복과 남북화합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평통기연)는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청파로 효창교회에서 ‘평화협정 체결에 관한 한국교회 교단 정책담당자 초청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예장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대한성공회의 통일정책 담당자들이 패널로 참석해 각 교단의 통일 정책과 한국교회의 역할 등에 대해 논의했다.
최근 남북 정세의 영향으로 각 교단의 남북교류 및 인도적 지원 등 실질적 활동은 위축된 상태다. 예장통합과 기장, 성공회는 기도회와 교육 사업, 탈북민 지원 등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진행하고 있다. 최근 기감과 예장합동은 각각 ‘평화통일위원회’와 ‘통일준비위원회’를 재가동하거나 발족해 총회 차원에서 통일 준비를 하기로 결정했다.
참석자들은 한국교회의 ‘평화 메신저’ 역할이 더욱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았다. 기장 평화통일위원장 정상시 목사는 “남북교회 교류행사, 대북협력 사업 등 민간차원의 교류를 활성화시켜야 하며 평화통일 교육이 교회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장합동 기독교북한선교회 사무총장 이수봉 목사는 “‘편 가르기’ ‘집단 이기주의’ 등의 갈등 요소를 없애지 못하면 통일해도 더 큰 혼란이 생길 것”이라며 “독일은 통일 과정에서 상호존중하고 섬기며 나누는 가치들을 공유했다. 이것이 피 흘리지 않고 통일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예장통합 기획국장 변창배 목사는 “대북관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예수의 사랑으로 북한 동포를 섬기고 복음을 전한다는 점에선 동일하다”며 “한국교회는 다른 점을 인정하면서 공통되는 점을 찾아서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감 선교국 사회선교부장 노덕호 목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등 연합단체가 정부에 남북교류와 대화 등을 호소해야 한다”며 “또 한국교회가 하나 됨을 위해 연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공회 교무원장 유시경 신부는 “진보와 보수를 떠나 우리 공통의 숙제가 청년 실업”이라며 “미래에 대한 꿈이 작아지는 청년들에게 비전을 주고 이들 문제에 적극 관심을 가지며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NCCK가 발표한 ‘한반도 평화조약안’에 대해선 이견을 보였다. 조약안 제1장은 종전과 이행 조치(외국군의 철수, 정전 기간 중의 인도적 문제에 대한 해결)에 관한 사항이며 제2장은 비무장지대를 평화생태지대로의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3장은 당사국 간의 불가침과 관계정상화를 담고 있는데 특히 북한과 미국, 북한과 일본의 국교정상화와 제재 조치 중단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기장을 제외한 나머지 교단은 큰 틀에서 비핵화와 군축, 평화통일을 논의해야 하나 제1장의 외국군 철수 문제는 주변국 합의 등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목사는 “이 땅에서 샬롬을 실현하는 게 하나님의 뜻”이라며 “큰 그림에서 봤을 때 평화조약안이 NCCK 실행위원회에서 통과된 것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
[관련기사 보기]
5개 교단의 통일정책 좌담회,“남남갈등 남북화합 위해 한국교회 나서야”
입력 2016-06-15 18:50 수정 2016-06-15 2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