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역회사들이 최근 중국과의 무역에서 대금 지불을 제때에 이행하지 못해 신용거래가 점차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데일리NK가 15일 보도했다.
특히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부서인 39호실 산하 무역회사들도 대북 제재로 심각한 외화난에 직면해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 소식통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무역성 산하 회사를 비롯한 각급무역기관들은 심각한 외화난을 겪고 있다”면서 “중앙당 39호실 산하 무역회사들까지 유동자금(외화)이 부족해 중국과의 무역에서 차질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무역활동을 순조롭게 진행했지만, 요즘에는 중국회사들과의 돈 분쟁이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평양과 지방의 다수 무역회사가 반입 후 물자에 대한 원금을 제때에 물지 못 하는 등 대방(중국 무역업자) 측과의 지불계약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예전엔 세관을 통해 반입된 물자들에 대해 원금만은 제날에 꼭꼭 갚곤 했었는데, 지금은 외화가 돌지 못해 지불날짜를 질질 끌고 있다”면서 “5월 초까지만 해도 아무리 늦어도 보름 이상은 미루지 않던 것이 지금은 한 달이 넘도록 절반 값도 못 물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이어 그는 “평양의 무역은행들에 외화가 점점 고갈되어 그곳에 계좌를 둔 국가 공식 무역회사 돈 대출이 매우 힘들어졌다”면서 “무역회사 사장들은 ‘은행거래가 개인 이자 돈 빌리기(고리대)보다 못하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소식통은 “얼마 전 내각총리(박봉주)가 천여 대의 액정 텔레비전을 싣고 남포항에 입항한 중국선박을 놓고 3만 달러의 돈이 없어 평양으로 그냥 돌아갔다”면서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평양시민들은 ‘경제사령관 주머니가 그렇게 까지 텅텅 빌 줄 몰랐다’ ‘이 정도도 처리 못하는 사람에게서 어떻게 경제 활성화를 바라겠냐’며 비아냥거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