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신 여자농구 선수 첼시 리(27)의 ‘혼혈 서류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리가 특별귀화 신청 당시 제출한 서류가 조작됐다고 판단했다. 리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에 출전하기 위해 특별귀화를 신청했지만 서류 조작 의혹이 불거지며 선발되지 못했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검사 강지식)는 부천 KEB하나은행 소속이었던 리와 아버지 제시 리가 제출한 출생증명서가 위조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리와 에이전트 등이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아 이 사건을 기소 중지했다. 이들은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리와 에이전트 등이 문서 위조 사실을 인식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미국 정부에 형사사법공조를 요청했다.
검찰은 지난 4월 22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수사의뢰를 받고 리가 제출한 본인의 출생증명서와 아버지 제시 리의 출생증명서, 할머니 이모씨의 사망증명서의 조작 여부를 수사했다. 이씨의 사망증명서는 사실로 확인됐다. 하지만 검찰은 제시 리와 그의 부친이자 이씨의 남편으로 기재된 마티스 리도 실존 인물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리의 출생증명서 발급일은 지난해 4월 20일이지만 실제 그 일자에 발행된 문서는 없었다. 또 서류 테두리에 기재된 일련번호 역시 출생증명서가 아닌 사망증명서에 사용하는 번호였다. 제시 리 출생증명서의 경우 당시 미국 정부에서 쓰지 않던 출생증명서 양식이었다. 이 문서는 미국 국무성 국무장관 명의여야 하지만 플로리다주 국무장관 이름이 기재돼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리가 미국에서 여권과 운전면허증 발급시 낸 서류에도 아버지에 대한 사항은 없었다”며 “출생증명서에 출생일자가 기재돼 있지 않는 등 허술해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리 소속 구단과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문서 조작 등에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특별귀화 추진' 첼시 리 , 檢 "출생증명서 위조 확인"
입력 2016-06-15 15:40 수정 2016-06-15 1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