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1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금이야 워낙 규모가 커져 감출 수도 없게 되었지만 다미엔 허스트의 '스팟 페인팅'은 지금까지 제작된 2천 점 중 직접 그린 건 처음 다섯 점뿐이랍니다"라며 "그런데 여섯 번째 작품을 팔때 허스트가 고객에게 그 사실을 밝혔으까요? 검찰의 수사가 필요합니다"라고 했다.
진 교수는 "이게 어디 조영남만의 문제겠습니까?"라며 "다른 나라에서는 웬만한 작가들이 다 조수를 쓰는데, 대한민국 작가들만 착해서(?) 조수를 안 쓰고 있다? 이게 말이 될까요?"라고 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하면 다른 나라에선 멀쩡히 하는 일들을 다 '범죄화'하게 되죠"라고 했다.
그는 "조영남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바로 그 사태를 걱정하는 거죠"라고 했다.
진 교수는 "심지어 피카소도 대신 그리게 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다가 중간에 아이디어가 두 개가 생기면, 조수에게 "내일까지 지금까지 그린 것과 똑같이 그려 놔." 그래서 한 작품에서 상이한 두 작품을 얻어냈다고 합니다"라며 "근데 그거, 피카소가 고객에게 고지했을까요?"라고 했다.
그는 "검찰의 기소내용은 한편의 개그입니다. 멀리 떨어져 살았으므로 조수가 아니다?"라며 "검사님, 알렉산더 골리즈키의 조수들은 지구 반대편의 인도에 살아요. 그래서 국제우편으로 지시하거든요"라고 했다.
근데 미술가 협회인가 뭔가 하는 데서 낸 고소장이.... 졸지에 조영남의 게으름을 한국의 아방가르드로 만들어줬어요. 푸하하... 머릿속에 현대미술사 100년이 통째로 빠져 있어 관념이 뒤샹과 워홀 이전에 머물러 있거든요.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