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실격 위기에 놓였다. 잉글랜드와 훌리건 난동 때 먼저 습격하고, 종합격투기 장갑까지 사용한 사실을 들켜 유럽축구연맹(UEFA)으로부터 ‘원스트라이크 아웃’ 경고를 받았다.
AP통신은 15일 UEFA가 징계위원회를 열고 “러시아 관중이 다시 한 번 경기장 안에서 문제를 일으킬 경우 대표팀을 유로 2016에서 실격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징계를 결정했지만 집행하지 않는 일종의 ‘집행유예’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러시아와 잉글랜드 관중들은 지난 12일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유로 2016 B조 1차전에서 충돌했다. 경기 시작 전에 이미 술에 취한 두 팀 관중들이 한 차례 충돌했고, 경기가 1대 1로 끝난 뒤 관중석에서 다시 싸웠다.
경기장 안에선 러시아 훌리건이 잉글랜드 관중석을 먼저 습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훌리건은 종합격투기에서 사용하는 장갑을 끼고 싸웠다. 러시아의 싸움꾼들에게 잉글랜드 관중 상당수가 다쳤다.
UEFA는 “이번 대회를 마칠 때까지 징계 유예는 계속된다. 러시아 관중이 폭력사태 비슷한 소란만 일으켜도 대표팀은 실격 처리된다”고 경고했다. UEFA는 러시아에 15만 유로(약 2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반면 잉글랜드는 징계를 면했다.
러시아 대표팀은 비상이 걸렸다. 감독부터 선수까지 모두 나서 관중들의 자제를 당부했다. 러시아는 오는 15일 슬로바키아와 2차전, 21일 웨일스와 3차전을 치른다.
레오니드 슬러츠키 감독은 “서포터스가 더 이상 같은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가 실격하는 원인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수 아르템 주바(제니트)는 “우리는 지금 스트리트파이트 대회에 출전한 것이 아니다. 축구에 집중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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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