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영국 축구팬들의 난동으로 2016 프랑스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가 ‘볼썽 사나운 격투기 현장’이라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유럽축구연맹(UEFA)이 14일(현지시간) 러시아-영국의 지난 11일 마르세이유 경기 때 발생한 폭동 사건에 대해 솜방망이 처분을 내리면서 자칫 난동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AP통신에 따르면 UEFA는 이날 파리에서 회의를 열어 11일 러시아 훌리건들의 폭동의 책임을 물어 러시아팀에 ‘실격 유예조치’를 내렸다. 실격 유예조치도 징계의 한 종류로 난동이 재연되면 러시아팀이 자동으로 실격당하게 된다. 하지만 당초 이날 UEFA가 러시아팀에 실격 조치를 내릴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봐주기’ 징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난동 재연'의 장소를 '경기장 내부'로 국한해 훌리건들이 경기장 밖에서 난동을 부릴 경우 러시아팀에 불이익을 주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UEFA는 러시아 축구협회에 15만 유로(1억98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일부 난동을 부린 팬을 프랑스에서 추방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앞서 11일에는 경기가 1대 1로 비기자 러시아 팬들이 잉글랜드 팀쪽으로 철조망을 넘어 침입한 뒤 행태를 부렸다. 발로 영국 팬을 걷어차거나, 여럿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집단폭행을 가하기도 했다. 이들은 경기장 밖으로까지 나와 행패를 부렸고, 화가 난 영국 팬들 역시 길에서 난동을 부렸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