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대안학교 설립 과정부터 꼼꼼히 살펴야" 기독대안학교 설립을 위한 목회자 초청세미나

입력 2016-06-14 16:34
13일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총회장 박무용 목사) 총회학원선교위원회가 주최한 ‘2016년 기독대안학교 설립을 위한 목회자 초청세미나’에서 정기원(밀알두레학교) 교장이 강의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기독대안학교 개교를 재촉하고 서두르기보다는 지나온 준비 과정을 다시 한 번 꼼꼼히 되돌아보십시오. 가래로 막을 것을 호미로 막을 수 있습니다.”

13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장 박무용 목사) 총회학원선교위원회가 주최한 ‘2016년 기독대안학교 설립을 위한 목회자 초청세미나’에서 정기원(밀알두레학교) 교장은 이렇게 강조했다.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예장합동 총회본부에서 진행된 세미나에서 정 교장은 기독대안학교 운동을 펼쳐 온 11년 노하우를 전수했다. 그는 “기독대안학교 설립을 준비 중이라면 참여 교사들을 중심으로 두세 차례 실험학교를 열어 학교 커리큘럼 운영 상의 문제점을 미리 확인하고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설립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학교들의 절차적 문제점도 지적했다. 정 교장은 “설립준비위원회를 먼저 꾸리고 교사들을 채용할 것이 아니라, 설립을 주도할 교사들을 먼저 선정하고 이들로 하여금 설립준비위를 구성하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독대안학교는 기독성·대안성·학교성 세 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며 “교육 과정에 기독교 정신을 폭넓게 반영하고, 공교육의 대안으로서의 충분한 가치를 구현하며, 일반적인 학교가 갖춰야 할 기능과 행정 시스템을 완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설 준비, 학비 정하기, 조직 만들기 등 기독대안학교 설립을 위해 고려해야 할 분야별 체크리스트도 소개됐다. ‘기독교대안학교 설립 매뉴얼’을 주제로 강의에 나선 차영회(한국기독교대안교육연맹 사무총장) 목사는 “대지나 건물 확보 여부, 교육 기자재 준비 상황, 교육 대상자 선정 기준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학교가 설립될 수 있다”며 “특히 교사·학부모로 이뤄진 학교운영위원회, 기도 후원 그룹 등 설립 정신과 목적을 지켜가기 위한 조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장합동 총회는 지난해 제100회 총회에서 ‘각 노회별 기독대안학교 설립’을 결의하고 설립을 추진 및 진행하고 있다. 이날 사례 발표에서는 서울노회 기독교학교추진위 총무 장봉생(서대문교회) 목사가 오는 9월 입학생 모집을 목표로 서울기독학교(가칭)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정 교장은 “각 노회에서 기독대안학교를 세우고 운영해 나갈 교사를 길러내는 게 우선”이라며 “기독대안학교 설립을 추진하는 총회 산하 노회나 교회에 훈련받은 교사들을 보내 기독교사 연수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