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을 관장할 더불어민주당의 새 지도부 선출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내 분위기가 전당대회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당권 도전을 밝힌 송영길 추미애 의원에 이어 김진표 김부겸 의원 등도 이달 중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14일 밝혔다. 무엇보다 4·13 총선에서 최대 계파를 형성한 친문(친문재인)계를 누가 잡느냐에 따라 당권 행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전날 출국한 문 전 대표는 다음달 초까지 네팔에 머물지만 전대 출마를 고려중인 인사들은 저마다 “문 전 대표가 내년 대선에 나오려면 자신을 밀어야 할 것”이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총선 이후 치러진 원내대표 및 국회의장 선거에서 친문계의 위력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또 문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던 비주류 의원들이 대부분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기면서 전체 득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국대의원 및 권리당원 투표에서도 친문계의 영향력이 2014년 2·8 전당대회보다 커졌다.
송 의원은 ‘호남의 적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호남 민심을 회복하는 것은 제가 적임자”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저를 젊은 피 수혈론으로 정치에 입문시켜 주셨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도 오랜 인연이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가 호남과의 관계를 회복해야 하는데, 호남 출신인 자신이 그 매듭을 풀 수 있다는 논리다. 다른 비주류 후보 진영에서도 “주류가 당권을 차지하면 문 전 대표의 내년 대선 가도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친문계가 내년 대선을 위한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현재 당내에서는 친문계가 추 의원을 밀고 있다는 목소리도 많다. 더민주의 한 재선 의원은 “문 전 대표 시절 핵심 인사가 추 의원 선거를 돕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김부겸 김진표 신경민 의원 등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은 의원들의 의사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진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달 말쯤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고, 김부겸 의원과 신 의원도 이달 중 의사를 밝힐 계획이다. 박영선 이종걸 의원 등 비주류 진영 내부에서는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후보 단일화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원론적인 차원에서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과 가까운 한 인사도 “박 의원이 고민하고 있지만, 김부겸 의원이 출마한다면 출마 여부를 조율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더불어민주당도 이제 전대 국면
입력 2016-06-14 1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