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재원 정무수석이 14일 또 한번 국회를 찾았다. 지난 10일 정세균 국회의장 취임 인사차 국회를 방문했을 때 일정이 어긋나 못 만났던 여야 지도부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날 20대 국회 개원식에서 ‘협치’를 직접 언급하고 새로 선출된 18명 상임위원장 모두에게 축하난을 보내는 소통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이 실장과 김 수석은 먼저 국민의당 대표실로 향했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대통령 말씀대로 청와대와 정부, 국회가 소통하고 협력하는 정치가 되길 기대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한국 정치는 대통령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술술 잘 풀릴 수도 있고 정체될 수 있다”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이 실장은 두 대표 띄우기로 응수했다. 안 대표에게는 “우리나라 정치 지형을 바꾸셨는데 그 에너지와 역동성이 어디서 생겨나느냐”고 했고, 천 대표에겐 “학생 때부터 천재 소리 들으시고 따님 두 분이 다 고시에 합격해 아주 대단하시다”라고 추켜세웠다. 천 대표의 장녀는 2004년 사법시험에, 차녀는 2005년 외무고시에 합격했다. 이 실장은 “그래도 저보다 못한 게 있다. 저는 딸이 넷”이라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의 만남도 화기애애했다. 정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정부, 여당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하면서 “당청 간에 최강팀을 꾸려보자는 욕심이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임 현기환 정무수석이 있을 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정 원내대표와 현 전 수석은 원내수석부대표 인선 과정에서 틀어진 뒤 내내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 실장의 맞춤형 칭찬은 새누리당에서도 계속됐다. 그는 정 원내대표가 쓴 ‘사다리 정치’라는 책에 나오는 ‘정치는 옆으로, 아래위로,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사다리 같아야 한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그런 소신과 철학을 이번에 100% 발휘해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저랑 동향인데 충청도가 한쪽으로 쏠림 현상이 적다”며 크게 웃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협치 시동거는 청와대...이원종 김재원 두번째 국회 방문
입력 2016-06-14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