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지하철, 버스, 열차에서 멋진 몸매를 과도하게 강조하는 광고가 퇴출된다. 이런 광고가 특히 여성에게 자신의 몸을 부끄럽게 여기도록 한다는 이유에서다.
BBC방송에 따르면 사디크 칸 신임 런던시장은 13일(현지시간) 런던교통공사 산하 주요 대중교통에서 비현실적 몸매를 사용한 광고를 금지시키겠다고 발표했다. 금지 대상은 너무 마른 ‘건강하지 않은 몸매’나 컴퓨터 그래픽으로 조작된 ‘비현실적인 비율의 몸매’를 사용한 광고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영국 다이어트 보조제 회사 ‘프로틴 월드’의 광고로 촉발된 논란 때문에 마련됐다. 프로틴 월드는 ‘해변용 몸매가 만들어졌나요?’라는 문구와 함께 이상적 몸매의 비키니 차림 여성을 등장시킨 광고(사진)를 런던 지하철에 대대적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이 광고 때문에 많은 여성이 자신의 몸을 부끄럽게 여긴다는 지적이 일면서 광고 퇴출 운동이 벌어졌다. 7만명 이상이 퇴출에 찬성하자 당시 칸은 시장에 당선되면 이런 광고를 허가하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은 “이슬람교도인 칸이 여성 몸매가 드러나는 것을 싫어해 취한 조치”라며 “런던의 이슬람화가 시작됐다”고 비판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