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오는 9월부터 운행을 시작하는 프리미엄 고속버스 사전 시승 행사를 정부세종청사 제2주차장에서 기자를 대상으로 14일 열었다.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연상하게 하는 버스 내부 시설에 기자들 입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다만 소요시간 때문에 KTX에 비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는 시선은 적었다.
프리미엄 고속버스에 탑승했을 때 기존 일반 고속버스나 우등버스와 비교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여객기처럼 좌석 앞에 부착돼 있는 10.2인치 모니터다. 텔레비전은 물론이고 영화, 음악, 라디오를 즐길 수 있다. 장거리 승객의 지루함을 줄여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니터에 탑재된 미러링 기능이 인상적이었다. 미러링은 승객이 자신의 스마트폰에 들어있는 동영상을 모니터로 전송해 볼 수 있는 기능이다. 또 모니터로 현재 버스의 위치와 목적지까지 남은 시간 등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우등버스에 비해 좌석이 편안했다. 우등버스는 좌석을 139도 기울일 수 있는 반면 프리미엄 고속버스 좌석은 최대 165도까지 젖힐 수 있다. 우등버스는 좌석을 뒤로 젖힐 경우 뒷자리 공간이 줄어들어 뒷자리 승객이 이동할 경우 좌석을 다시 세워야했지만, 프리미엄 고속버스 좌석은 그런 불편도 없다. 대신 우등버스는 좌석이 28석인 데 반해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개인별 공간이 늘어 21석으로 줄었다. 프리미엄 고속버스엔 기존 버스처럼 맨 뒤 높은 좌석도 없다. 좌석별로 독립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좌석 사이마다 커튼을 설치한 점도 승객의 안락함을 더해줄 것으로 보였다. 고속버스에서 업무를 보는 승객을 위해 스마트폰 충전을 위한 USB 충전 단자와 노트북을 올려놓을 수 있는 테이블이 좌석마다 설치됐다.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제작한다. 이날 시승식에서 현대차가 제작한 '유니버스 프레스티지'와 기아차가 제작한 '뉴 그랜버드 프리미엄 골드 익스프레스'를 모두 타볼 수 있었다. 일부 사양에서 차이가 있다. 기아차에 대한 평가가 대체로 나았다. 현대차는 모니터로 텔레비전 채널 4개만 볼 수 있지만, 기아차에선 170개 채널을 볼 수 있다. 기아차는 좌석 목베게까지 반자동으로 조작할 수 있다.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추석 연휴에 맞춰 오는 9월 12일부터 운행한다. 우선 시범적으로 서울~부산(하루 12회), 서울~광주(하루 15회) 2개 노선이 운영된다.
운행요금은 우등버스보다 약 30% 비싸다. 편도 기준으로 서울~광주 노선은 3만3900원, 서울~부산은 4만4400원이다. 프리미엄 고속버스와 경쟁 관계에 있는 KTX는 서울~광주 4만7100원, 서울~부산 5만9800원이다. 버스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부산사상터미널까지 4시간20분 정도 걸리지만, KTX는 서울역에서 부산역까지 2시간30분 걸린다.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KTX에 비해 요금은 20~30% 저렴한 대신, 소요 시간은 70% 정도 길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