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금 행복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네’라는 대답이 바로 나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지식정보의 폭발시대’이며, 또한 ‘문화의 글로벌시대’다. 급변하는 사회는 풍요를 가져다주는 반면, 정신적 공허와 인간소외를 낳고 있다. 물질적으로는 많이 풍족해졌지만, 마음은 갈 곳을 잃고 혼란 속에서 고통은 점점 커지는 것이다. 생로병사 외에도 현대사회에서의 경쟁과 생존, 복잡한 대인관계, 정보와 욕망의 홍수, 그리고 대규모 재난까지 고통의 종류도 많아지고 강도도 심해진 것이 사실이다.
누구나 행복하고 성공하는 삶을 살기를 원하지만, 삶의 과정에서 뜻하지 않는 마음의 상처를 입고 마음의 고통을 겪으면서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불안, 공포, 우울, 분노, 죄책감, 자신감 상실과 같은 심리적인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 성인보다 자아가 성숙하지 못한 어린아이들은 이런 심리적 문제에 더욱 취약하다.
대구아동심리상담센터 아트앤트리 정영이 원장은 “학부모 교육현장에서 학부모들에게 자신을 잘 알고 있느냐는 질문을 던지면, ‘내 나이가 얼마인데 그걸 모르겠냐, 내가 나를 모르면 누가 알겠냐’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자녀에 대해 잘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마찬가지다”라며 “그러나 어쩌면 우리는 자신에 대해 무지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마음의 문제를 갖고 있어도 그 본질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해 해결책도 찾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정 원장은 “몸을 너무 많이 쓰면 병이 나듯 마음이나 감정 또한 너무 많이 쓰면 병이 날 수 있다”고 말한다. 흔히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다’고 하지만, 내 마음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뿐 아니라 마음을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삶의 행복과 성공을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마음을 잘 알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므로, 심리상담과 상담인의 조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상담이란 인간을 다루는 학문으로, 개인의 최대한의 발달과 안녕을 이루도록 돕는 기능을 한다. 상담의 대상이 되는 인간은 고립적으로 혼자 생활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회적인 맥락 속에서 생존하는 존재다. 그래서 상담에 있어 인간 존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능한 모든 요인에 대해 이해해야 하며, 이들 요인에 관한 지식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정 원장은 심리상담의 필요성을 두 가지 차원에서 설명한다. 먼저 정상에서 벗어난 상태를 전제로 하는 치료와 교정적 차원, 즉 어떤 문제로든 ‘불편함’의 상태에 있을 때 그 상태를 벗어나고자 하는 과정에서 적용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치료적이고 변화를 위한 문제가 있을 때는 심리상담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뚜렷한 당면과제가 없다고 할지라도 자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성찰, 그리고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더욱 건강한 삶을 사는 지혜를 얻기 위해 심리상담이 필요할 수 있다.
심리상담의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경우가 많지만, 수많은 연구가 심리상담의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심리상담 연구’로 알려진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의 1995년 연구에서 치료 전 ‘상당히 나쁘다’라고 보고한 사람의 92%가 치료 종결 시점에 이르러 분명한 호전을 보였다. 또한, 이 연구는 이런 개선이 장기간 지속되며, 주 호소 문제의 변화뿐만 아니라 직업, 대인관계, 개인적 영역 등에서의 긍정적 변화도 가져왔다고 한다.
램버트(Lambert)와 카타니 톰슨(Cattani-Thompson)의 문헌 개관 연구(1996)에서도 ‘심리치료와 상담은 효과가 있고, 상담의 효과는 비교적 지속적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최근 문헌에서도 내담자 중 약 80%는 심리상담에서 상당한 유익을 얻고, 이 개선 비율이 다른 많은 의학적 절차에 비해 조금도 손색이 없었으며 상담의 효과가 지속된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이렇게 말한다. “심리상담의 포스트모던 시대를 맞아 상담자들과 연구자들은 더는 심리치료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이미 결론이 확실하게 내려졌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행복해질 준비가 된 것이다. 누군가 ‘당신은 행복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한다면, 나는 ‘행복해지려고 노력한다’라고 답할 것이다”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
대구아동심리상담센터 아트앤트리 정영이 원장, ‘심리상담 바로 알기’
입력 2016-06-14 1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