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성장앨범을 제작해 주겠다고 엄마들을 속이고 돈만 가로챈 사진작가가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베이비 스튜디오 사진작가 김모(37)씨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3년 11월부터 최근까지 83명의 부모로부터 성장앨범 제작비용을 1인당 30만~90만원씩 받은 뒤 앨범을 제작해 주지 않은 혐의다.
김씨는 또 앨범제작 피해자들에게 백화점 상품권과 고가의 카메라, 카메라 렌즈 등을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속여 돈만 받고 물건을 건네지 않는 등 총 84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2012년부터 2013년 11월까지 강원도 원주지역에서 베이비 스튜디오를 정상적으로 운영해 왔다.
그러나 사채 1억4000만원에 대한 빚 독촉에 시달리고 불법 스포츠 도박에 빠지면서 자금마련을 위해 본인이 소화할 수 없을 정도의 무리한 촬영계약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자금사정이 풀리지 않자 김씨는 원주지역 인터넷 모 카페에서 저렴한 가격에 성장앨범을 촬영한다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김씨는 피해자들을 한꺼번에 모집한 뒤 사진 촬영 비용만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피해자들에게는 백화점 상품권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거나 고가의 카메라, 렌즈 등을 판매한다고 속여 물건을 주지 않고 돈만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피해자들은 경찰이 수사하기 전까지 앨범은 물론 원본 사진 파일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피해를 입은 부모들이 “사진 원본 파일이라도 돌려달라”고 항의하면 “아들이 죽었다. 아내가 암에 걸렸다”는 등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피해자 일부에게 원본 파일을 건넸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아이들 성장앨범의 경우 1년에 걸쳐 촬영되고 모든 촬영을 마친 후 앨범이 제작되는 점과 아이들의 성장 모습을 남기고자 하는 부모들의 마음을 범행에 이용했다”며 “계약금 외에 나머지 금액은 앨범과 사진 파일 등 계약사항을 모두 이행 받은 후 대금을 치러야 사기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아기성장앨범 제작 사기로 모성 울린 사진작가 결국 구속
입력 2016-06-14 1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