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친구들,"마틴, 9·11때 발을 구르며 기뻐했다"

입력 2016-06-14 09:05 수정 2016-06-14 09:08
올랜도 게이클럽 총기난사범 오마르 마틴(29)이 2001년 9·11 테러 당시 비행기가 쌍둥이 빌딩에 충돌하는 모습을 보고 기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시간) 마틴의 고교 친구들이 사건 직후 페이스북에서 주고 받은 대화와 인터뷰 증언 등을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마틴은 2001년 당시 플로리다 스튜어트 소재 ‘스펙트럼 얼터너티브 스쿨’을 다니고 있었다. 이 학교는 성적이 나쁘고 행동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위한 학교였다.

고등학교 때 마틴과 같은 반이었던 한 친구는 “TV를 통해 테러범들에 납치된 두 번째 비행기가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중 남쪽 건물에 부딪히는 장면이 나오자 모든 학생이 충격에 빠졌으나, 유일하게 마틴만 발을 구르며 기뻐 날뛰었다”고 회고했다.

같은 반의 다른 친구는 “9·11 테러 당시를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선생님이 'TV를 켜라'고 했고 우리는 첫 번째 비행기와 두 번째 비행기가 세계무역센터 빌딩에 부딪치는 것을 봤다”면서 “그때 마틴은 웃고 있었다. 얼마나 행복한 모습이었는지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친구는 “마틴이 9·11테러를 지시한 오사마 빈 라덴이 자신의 삼촌이라고 떠들고 다니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친구는 마틴이 이 일로 교장실에 불려갔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마틴은 ‘미국이 당할 만한 일이다’라고 무례한 말을 했다”고 말했다.

WP는 이 같은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길이 없고, 또 9·11 테러가 발생한 지 15년 가까이 흘러 기억이 불분명할 수도 있지만, 여러 친구의 유사한 증언들로 볼 때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인근 마틴카운티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로버트 저클은 “마틴이 9·11 테러에 기뻐하고 비웃는 것을 봤다”면서 “그는 스쿨버스안에서 비행기 소리를 내고 마치 빌딩으로 달려드는 듯한 행동을 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저클은 또 “9·11 테러가 일어나기 전에는 우리는 꽤 솔직한 편이었고 적어도 친구 사이였다”면서 “마틴은 9·11 테러 이후 변했고 이상하게 행동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저클과 다른 친구들은 마틴이 9·11 테러 직후 정학이나 퇴학을 당한 것으로 기억했다.

한 친구는 “마틴의 아버지가 운동장에서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아들의 뺨을 때렸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