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시간) 마틴의 고교 친구들이 사건 직후 페이스북에서 주고 받은 대화와 인터뷰 증언 등을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마틴은 2001년 당시 플로리다 스튜어트 소재 ‘스펙트럼 얼터너티브 스쿨’을 다니고 있었다. 이 학교는 성적이 나쁘고 행동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위한 학교였다.
고등학교 때 마틴과 같은 반이었던 한 친구는 “TV를 통해 테러범들에 납치된 두 번째 비행기가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중 남쪽 건물에 부딪히는 장면이 나오자 모든 학생이 충격에 빠졌으나, 유일하게 마틴만 발을 구르며 기뻐 날뛰었다”고 회고했다.
같은 반의 다른 친구는 “9·11 테러 당시를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선생님이 'TV를 켜라'고 했고 우리는 첫 번째 비행기와 두 번째 비행기가 세계무역센터 빌딩에 부딪치는 것을 봤다”면서 “그때 마틴은 웃고 있었다. 얼마나 행복한 모습이었는지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친구는 “마틴이 9·11테러를 지시한 오사마 빈 라덴이 자신의 삼촌이라고 떠들고 다니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친구는 마틴이 이 일로 교장실에 불려갔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마틴은 ‘미국이 당할 만한 일이다’라고 무례한 말을 했다”고 말했다.
WP는 이 같은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길이 없고, 또 9·11 테러가 발생한 지 15년 가까이 흘러 기억이 불분명할 수도 있지만, 여러 친구의 유사한 증언들로 볼 때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인근 마틴카운티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로버트 저클은 “마틴이 9·11 테러에 기뻐하고 비웃는 것을 봤다”면서 “그는 스쿨버스안에서 비행기 소리를 내고 마치 빌딩으로 달려드는 듯한 행동을 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저클은 또 “9·11 테러가 일어나기 전에는 우리는 꽤 솔직한 편이었고 적어도 친구 사이였다”면서 “마틴은 9·11 테러 이후 변했고 이상하게 행동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저클과 다른 친구들은 마틴이 9·11 테러 직후 정학이나 퇴학을 당한 것으로 기억했다.
한 친구는 “마틴의 아버지가 운동장에서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아들의 뺨을 때렸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