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제균·류승완 손 꼭잡고… CJ, 중국을 바라보다

입력 2016-06-13 20:15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투자배급사 CJ E&M이 본격적인 중국 시장 진출에 나선다.

13일 CJ E&M은 “전날 중국 상해 중화 예술궁에서 자사 한중합작영화 라인업 발표회를 열고 ‘중국판 베테랑’ ‘중국판 장수상회’ ‘쿵푸로봇’ 등 작품의 내년 개봉 계획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170여개의 중국 매체가 몰려 열띤 관심을 보였다.

중국판 베테랑은 중국 유명배우 쑨홍레이가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한국판에서 황정민이 연기한 형사 역을 맡는다. 쑨홍레이는 “한국과 중국이 힘을 합쳐 만드는 영화에 출연하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류승완 감독은 “영화 ‘마약전쟁’에서의 쑨홍레이의 연기를 인상 깊게 봤기에 벌써부터 기대된다”며 “광활한 중국 대륙에서 벌어질 추격전에 대해서도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황정민은 “영화를 선택할 때 내 역할보다는 어떤 이야기인지가 더 중요하다”며 “관객과 의미 있는 소통을 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역할은 무엇이든 상관없다”는 소신을 얘기했다.

중국판 장수상회는 ‘첨밀밀’ ‘무간도’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배우 겸 감독 청즈웨이가 제작과 연출을 맡았다. 강제규 감독이 연출한 한국판에서는 윤여정과 박근형이 주연을 맡아 노년의 사랑을 그렸다.

청즈웨이는 “장수상회를 처음 봤을 때 전반부에서는 웃음을, 후반부에서는 말로 표현 못할 정도의 감동을 받았다”며 “가족의 사랑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사람간의 관계가 차가워진 요즘 시대에 꼭 필요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국제시장’의 윤제균 감독은 한중합작 영화 ‘쿵푸로봇’ 연출을 맡게 됐다. 윤제균 감독은 “한국에서는 많은 작품을 연출했지만 중국에서는 처음”이라며 “신인 감독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과 중국은 물론 전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중국의 완다 픽쳐스와 덱스터 스튜디오가 함께 참여하는 쿵푸로봇은 가까운 미래에 청소 로봇이 우연히 쿵푸를 배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SF 휴먼 액션 코미디다.

더불어 류승완 감독의 차기작 ‘군함도’는 내년 한·중 동시 개봉을 추진 중이다. 황정민·소지섭·송중기·이정현 등이 출연하는 출연하는 영화는 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의 섬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이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는 민족주의 정서에 기대기보다 보편적 인류애를 바탕으로 기획된 영화”라며 “한중에서만이 아니라 서구인의 역사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영화는 오는 17일 크랭크인을 앞뒀다.

CJ E&M 영화사업부문 정태성 대표는 “한중합작영화 사업의 목표는 단순히 양국에서의 흥행이 아니라 다양한 역사적 경험과 아시아적 가치 공유에 있다”면서 “양국 영화 산업의 장점을 잘 결합한 아이템으로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CJ E&M 영화사업부문은 ‘소피의 연애매뉴얼’(2009)을 시작으로 ‘이별계약’(2013) ‘20세여 다시 한번’(2015) 등 한중합작영화를 제작해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