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아가씨’ 하정우한테 이용만 당하고 버려진 하녀 준코 누구…스타인헤븐

입력 2016-06-13 15:35 수정 2016-06-13 16:48


개봉 12일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몰이 중인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 김태리와 더불어 주목받고 있는 신예가 있다. 사기꾼 백작 하정우의 거짓 사랑 고백에 넘어가 버림 받는 하녀 준코 역할을 맡은 한하나(26)다. 한하나는 하정우에게 속아 결국 아가씨 히데코(김민희 분)의 집에서 쫓겨나게 된다.

 한하나는 “뮤지컬에만 출연했고 영화 출연 경력은 없었다”며 “오디션을 보고 최종적으로 합격하는데 무려 1년의 시간에 걸렸다”고 전했다.

 “오디션을 본지 오래되서 당연히 떨어진 줄 알았어요. 그런데 박찬욱 감독님이 제 영상을 나중에 보시고 만나게 됐죠. 그때 여러 이야기를 나눈 끝에 최종 합격이 됐어요.”

 한하나는 박 감독을 처음 볼 때 심장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는 “거장 감독님이잖아요. 애써 담담한 척 했죠”라며 눈을 똥그랗게 뜨고 미소를 지었다. “감독님이 ‘생각 없이 이야기 해볼래?’라고 하셨어요. 그러다 제가 취미에 웨이크보드랑 스노우보드를 적어뒀는데 그 차이가 뭐냐고 물어보셨죠. 그때 제가 ‘감독님이 똑같다고 하면 다 똑같은 거죠~’라고 대답했는데 그때 해맑고 낭창한 모습이 마음에 드셨던 것 같아요.”

 영화 경력이 전무한 것뿐만 아니라 강도 높은 노출신과 하정우와 러브신이 있다. 그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을까.

 한하나는 “일본어 대사 때문에 힘든 부분이 많았는데 하정우 선배님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노출신에 대해서는 “박찬욱 감독님이 민망하지 않게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며 “정말 최소한의 인원만 남기고 촬영을 하게 해주셨다”며 “컷 소리가 나는 동시에 여자 스태프들이 몰려와서 담요로 다 가려줬다”고.

 또한 “거장 감독의 이미지 때문에 어려운 느낌이 있었는데 실제 뵈니 코믹한 부분이 많았다”며 “하정우 선배님과 둘이서 ‘아재개그’(아저씨를 의미하는 아재와 개그가 합쳐진 말)를 가끔 보여주신다. 생각보다 유머러스한 부분이 많아서 놀랐다”고 했다.


 한하나는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올해 2월에 졸업했다. 영화 출연에 앞서 뮤지컬 ‘루나틱’ ‘더 데빌’ ‘프리즌’ 등에 출연했다.
 
 “2011년 ‘루나틱’을 할 때였는데 그때 한 선배가 학교에서 좀더 체계적으로 배우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어요. 그래서 대학 입시를 준비했고 시험장에 가서 ‘루나틱’ 연기를 그대로 했는데 합격이 됐어요.”

 하정우와 조진웅처럼 연기적으로나 인간적으로 존경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한하나. 털털하고 해맑은 미소가 매력적이다. 불안과 두려움보다 밝고 건강한 면이 많아 보였다. 

 “발랄한 편이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불안하고 겁도 나요. 부모님은 대구에 계시고 가까이 삼촌이 계시는데, 제가 촬영이 없을 때는 아르바이트만 하면서 지내니까. ‘교회 다니면서 마음을 잡으라’고 이야기해주셨어요. 이 일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불안에 빠지는데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면서 큰 용기를 얻고 있어요.”

 한하나는 서울시 중랑구에 위치한 동일교회를 다니고 있다. 그는 “꼭 주일뿐만 아니라 하루 일이 잘 안 풀리거나 마음이 힘들 때는 조용히 가서 기도하고 온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선은 어떤 역할이든 감독님들이 저에게 맡기셨을 때 신뢰감을 팍팍 줄 수 있게 잘 하고 싶다”며 “연기를 열심히 준비하고 연마하면서 한 단계씩 나아가고 싶다”고 전했다.

조경이 기자 rooke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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