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두렵습니다...그러나 밥 대신 희망 먹으며 이겨내겠습니다”

입력 2016-06-13 13:17

이재명 성남시장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두렵습니다. 그러나, 밥 대신 희망을 먹으며 이겨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 시장은 "광화문 광장에 나선지 일주일 되는 아침이 밝았습니다"라며 "단단히 각오하고 시작했지만 긴장과 두려움은 여전합니다"라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지금껏 박근혜정부가 보여온 불통과 독선의 지배방식이 저 하나 단식 앞에 변하지 않을 것이란 우울한 예상, 정략적 돌출행동으로 비난하고 비아냥거리는 불편한 시선들, 예년에 비해 더 빨리 더 강한 햇볕..."이라고 했다.

이 시장은 "그런데 돌아보면, 지금껏 제 삶은 이러한 두려움과 그 두려움을 극복하는 몸부림의 과정이었습니다"라며 "초등학교 마치고 들어선 노동현장은 구타와 욕설이 난무하는 공간이었습니다. 프레스에 팔이 끼어 만신창이가 되었는데도 일당을 포기할 수 없어 붕대 동여매고 또다시 출근할 때의 두려움을 기억합니다"라고 했다.

그는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을 어떻게든 탈출해보려고 단칸방 구석에서 몰래몰래 검정고시를 준비할 때의 초조함, 어머니와 가족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군사정권 아래에서 판검사가 될 수는 없어 어머니에게 '성적이 나빠 임용불능' 이라 거짓말 하고 앳된 변호사로 나설 때의 막막함을 기억합니다"라고 했다.

이 시장은 "추운 겨울 입김으로 손녹이며 한 분 한 분 서명받아 발의했던 시립의료원설립조례가 47초 만에 부결될 때의 좌절, 정치를 하면서 저에게 가해졌던 근거없는 왜곡과 악의적 공격에 대한 분노를 기억합니다"라고 했다.

그는 "그런데, 결과적으로 매 순간 찾아온 위기는기회의 또다른 이름이었습니다. 결국 그 순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 보다 나은 선택은 없었습니다"라고 했다.

이 시장은 "저는 미래에 대한 낙관을 갖고 있습니다"라며 "사적 이익이 아니라 공적 이익을 위해 헌신한다면 반드시 그에 합당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낙관입니다"라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저는 이 땅의 지혜롭고 따뜻한 국민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순간 순간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을 할지 모르지만, 결국 민심은 도도한 옳은 길을 만들어 간다고 믿습니다"라고 했다.

이 시장은 "김대중 대통령께서 13일 간의 목숨 건 단식으로 살려낸 지방자치, 노무현 대통령께서 정치생명을 걸고 키워낸 지방자치가 무너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습니다"라며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문제입니다. 무엇보다 지방자치는 시민의 삶과 직결된 민생문제입니다"라고 했다.

이 시장은 "지금껏 쓰러지려할 때, 돌아서고 싶을 때 저를 지탱해 준 힘의 근원은 함께 뜻모아 행동하는 동지들이었습니다. 밥 대신 희망을 먹으며, 당당히 맞서겠습니다. 버텨보겠습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