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전으로 폐허가 된 서울 도심, 겁에 질린 표정의 아이와 여인들이 언덕 위에서 포 소리에 놀라 귀를 막고 있는 장면, 풍선껌을 부는 미군과 소년, 여군인 듯한 여성이 포탄 더미 옆에서 입술에 립스틱을 칠하고 있는 모습, 치열한 전투 후 중앙청 앞에서 총과 철모를 벗고 예배를 드리는 미군들….
서울역사박물관 1층 로비에서 열리고 있는 ‘AP통신이 본 6·25와 서울’ 전에 전시된 사진들이다. AP통신 특파원들이 6·25전쟁 때 서울의 전장을 누비며 촬영한 사진 23점과 고(故) 김한용 작가가 종전 직후 명동성당과 마포, 영등포 일대를 촬영한 사진 3점 등이다.
전시회에는 6·25전쟁 당시 시가전과 폭격으로 인한 서울 시내 피해 상황이 표시된 ‘서울특별시 전재표시도’(1952)도 전시된다. 전쟁이 발발한 6월 25일부터 서울이 수복된 9월 28일까지 피해지역이 주황색으로, 1·4후퇴 이후 시기는 청색으로 표시돼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13일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서울시민들에게 6·25의 아픔과 시련을 기억할 수 있도록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전시회는 7월 17일까지 계속되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AP통신이 본 6.25와 서울’ 전 서울역사박물관서 개최
입력 2016-06-13 1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