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편뉴스] “임신한 거 맞아?” 스타의 D라인이 씁쓸한 임신부

입력 2016-06-13 00:38 수정 2016-07-07 15:32
사진=가희 인스타그램 캡처

얼마 전 걸 그룹 에프터스쿨의 멤버 ‘가희’가 수영복 차림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임신 5개월인 그녀는 깡마른 몸매에 배만 볼록 나와 있었죠. 네티즌들은 하나같이 “임신부 몸매 맞아?” “배만 볼록 하네” “D라인의 위엄” 등의 반응을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일반 임신부들은 이런 분위기가 썩 좋지 않습니다. 물론 부럽긴 하죠. 반대로 나는 왜 이렇게 됐을까하는 자책감이 듭니다.

사진=정가은 SNS

사진=마리끌레르 화보. 배우 한혜진의 만삭 사진

사진=마리끌레르 화보. 배우 한혜진의 만삭 사진

언제부턴가 임신한 여자 연예인들은 으레 사진을 공개하면서 깡마른 D라인을 자랑해 왔습니다. 그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감탄하며 사진을 공유하죠. 사진은 일반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합니다. 때문에 여성잡지들은 대놓고 이들의 D라인을 촬영해 화보기사로 꾸미는 경우가 많습니다. 완벽한 D라인이라고 극찬하면서요.

사진=임신 중인 전지현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이를 보고 있자니 일반 임신부들은 슬슬 화가 납니다. 임신을 하게 되면 적게는 10㎏, 많게는 20㎏이상 불어난 체중 때문에 자신감을 잃는 경우가 많죠. 그러다보면 외출하기도 꺼려집니다. 마땅히 입을 옷도 없습니다. 예쁜 임부복이 많이 나왔다고 해도 배 외에 팔이나 다리, 허벅지 등에 붙은 살들은 감출 길이 묘연합니다. 체형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이죠. 완만한 곡선을 그리는 등 라인, 겨드랑이와 허벅지에 선명하게 새겨지는 ‘Y’라인까지 가릴래야 가릴 수 없는 평범한 D라인의 굴곡진 몸매가 보통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턱까지 내려 온 다크서클에 참깨 밭이 따로 없는 잡티천국인 양 볼, 생기 없는 피부까지… 거울에 비친 내 자신을 보곤 ‘허걱’하며 “넌 누구니?”라는 질문이 절로 나옵니다. 그렇다고 몇 개월 입지도 않을 임부복을 몸매에 맞춰 수시로 살수도 없고, 갑자기 찐 살로 흉터까지 남은 피부를 마사지 한다고 한들 달라지는 게 1도 없으니 말입니다. 

사진=국민일보 DB

임신을 하면 호르몬의 변화 때문에 감정기복이 심해지는데 거기다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까지 더해지면 우울감은 최고조에 달합니다. 덕분에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건 시간문젭니다. 임신‧육아 관련 커뮤니티에 이런 내용의 하소연이 시시 때때로 올라옵니다. 카테고리를 망라하고 단골손님은 급증한 체중, 그리고 다이어트죠. 피부고민은 1+1처럼 함께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올해는 찌는 듯한 무더위가 일찍 찾아온 덕분에 6월 중순인 데도 7~8월 같은 옷차림을 해야 합니다. 덕분에 노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죠. 임신부들은 불쾌지수와 함께 짜증이 치솟습니다. 상대적으로 살이 많이 찐 임신부들은 자기관리를 소홀히한 게 아니냐는 핀잔을 듣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합니다. 그런 경우 완벽한 D라인을 뽐낸 연예인들이 미워진다고도 하죠.

사진=tvN 명단공개 방송 화면 캡처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과연 완벽한 그녀들의 D라인이 어떻게 만들어 지는 건지. 그나마 희망적인 건 타고난 건 아니랍니다. 바비인형 몸매로 유명한 한채영도 임신 중에 트레이닝까지 했다고 하니까요. 지난달 16일 tvN ‘명단공개 2016’에서는 출산 후에도 완벽한 몸매를 유지하는 스타들의 명단을 공개하면서 이런 사실을 전했습니다. 팔다리, 어깨, 복부 운동까지 하며 꾸준히 운동해 몸매 관리를 했다고 하죠. 아나운서 박지윤을 비롯해 야노시호, 소이현, 김성은, 이민정 등 여자 연예인들도 출산 후 다이어트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렇다면 임신 중 다이어트는 어떨까요? 물론 부정적입니다. 임신 전 과체중인 경우 임신 기간 중 체중증가가 7~10㎏을 유지하도록 운동과 음식관리를 해야겠지만 적극적인 다이어트는 태아에게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태아기 때 굶주린 아이는 비만과 콜레스테롤,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으로 고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태아가 태어나서도 굶주릴 것이라고 생각해 영양분을 지방세포에 과다축적 한다고 하는데요. 완벽한 D라인을 위해 내 아이에게 비만 세포를 물려줄 수 있다는 얘깁니다.

사진=국민일보 DB


이처럼 도 넘은 외모지상주의가 임신부들에게 조차 날씬함을 요구하는 사회가 된 지 오랩니다. 때문에 아이를 위한 태교는 온데간데 없고 몸매 뽐내기에 급급한 분위기가 만연해있죠. 순산보다는 몸무게가 얼마나 불었냐에 더 관심이 가는 듯 합니다.

임신부들은 이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아야 하지만 그게 어디 쉽나요? 그래서 맘편뉴스가 한가지 제안하고자 합니다. 날씬하거나 뚱뚱하거나 상관없이 D라인의 임신부를 본다면 '당신은 애국자라입니다'라고 말해달라고요. 10개월이라는 긴 시간 생명을 품기위해 수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희생하는 건 뚱뚱한 임신부나 날씬한 임신부나 마찬가지인데다 저출산 국가인 대한민국에 이런 희생을 해준다는 건 더 없이 감사한 일이니까요. 오늘도 세상의 모든 맘들을 응원합니다. 애국자인 임신부들은 더욱 더…

◇맘(Mom)편 뉴스는 엄마의 Mom과 마음의 ‘맘’의 의미를 담은 연재 코너입니다. 맘들의 편에선 공감 뉴스를 표방합니다. 매주 월요일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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