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상임위원장 대부분 확정...김현미, 첫 여성 예결위원장

입력 2016-06-12 16:04

20대 국회 전반기를 이끌 상임위원장이 12일 대부분 확정됐다. 13일 각 당의 의원총회를 거쳐 곧바로 열리는 본회의를 통과하면 공식 선출된다. 야당이 별다른 잡음 없이 후보를 결정한 반면 새누리당은 밤늦게까지 후보 간 교통정리에 애를 먹었다.

3선 김현미, 첫 여성 예결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더민주 몫 8개 상임위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엔 3선의 김현미 의원이 내정됐다. 김 의원이 본회의에서 최종 선출되면 헌정 사상 첫 여성 예결위원장이 된다. 예결특위는 정부 예산안을 심의·확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2012년 개정된 국회법(일명 국회선진화법)의 예산안 자동부의 조항이 시행되면서 과거보다 위원장의 권한은 줄었지만 여소야대 구도라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김 의원은 평소 법인세 인상과 부자감세 철회, 현 정부 실세 특혜성 예산 삭감 등을 주장해왔다. 문재인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최측근이기도 하다. 윤리특별위원장은 백재현 의원이 맡기로 했다. 예결·윤리특위는 위원장이 1년씩 임기를 번갈아 맡는다.

새누리당에서 넘어온 외교통일위원장엔 외통위 간사를 한 심재권 의원이 내정됐다. 보건복지와 국토교통위는 각각 4선의 양승조, 조정식 의원이 맡는다. 지원자가 없어 ‘구인난’을 겪었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엔 부산의 김영춘 의원이 낙점됐다. 여성가족위원장은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총장 출신의 남인순 의원이 내정됐다. 국민의당 몫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유성엽 의원,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은 장병완 의원으로 사실상 결정됐다.

與 막판 교통정리 분주

새누리당에선 막판까지 눈치작전이 이어졌다. 전날 후보 등록 결과 단독 신청한 운영(정진석)· 국방(김영우)·정보위(이철우)를 제외하고 5개 상임위에 14명이 몰렸다. 이들은 휴일에도 국회 의원회관에 나와 선거운동에 열을 올렸다. 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후보들끼리 서로 ‘내가 당신을 찍을 테니 당신도 나를 찍어 달라’는 전화만 돌리고 있다”며 “이렇게 소모적인 경쟁이 어디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보들에게만 조정을 맡긴 채 손을 놓고 있는 원내지도부에 대한 불만도 하늘을 찔렀다. 다른 의원은 “표 대결로 가면 다수인 친박(친박근혜)계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또 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몇몇 상임위는 후보끼리 순서를 정하는 식으로 타협을 봤다. 국회의장을 내주면서 가져온 법제사법위원장엔 당초 3선의 여상규 권성동 홍일표(기호 순) 의원이 후보 신청을 했는데, 전반기는 권·여 의원이 1년씩 번갈아 맡고 홍 의원은 후반기 2년을 채우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권 의원은 김희옥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지만 한시적인 자리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나머지 정무·기획재정·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안전행정위는 13일 오전까지 조율이 안 되면 의총에서 경선을 치러야 한다. 문제는 의원들마다 내년 원내대표 경선이나 광역단체장 재·보궐선거 출마 등을 염두에 두고 있어 전반기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선거법 관련 수사를 받고 있는 의원들의 포기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관측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