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일명 ‘리벤지포르노(Revenge Porn·헤어진 연인에게 복수하기 위해 유포한 과거 성행위 사진·영상)’와의 전쟁에 나선다. 이를 구하거나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행위가 모두 처벌대상이 되고 혐의 입증에 필요한 증거 수위 역시 대폭 낮아진다.
일간 가디언은 자민당 소속 알리스터 카마이클 전 스코틀랜드 장관이 제출한 관련법 개정안이 13일(현지시간) 하원에서 토론 뒤 표결에 붙여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실제 처벌 가능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이 법안에는 2년 이하 징역과 벌금형이 포함되어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리벤지포르노를 알리거나, 구하거나, 이익을 보는 행위 전부가 처벌 범위에 들어간다. 법안에서 규정하는 사적이고 성적인 이미지의 범위는 기존의 ‘성기 노출’에서 ‘가슴과 엉덩이’까지 확대된다.
리벤지포르노 처벌 관련법은 영국 의회에서 지난해 4월 제정됐으나 실질적으로 여기 따른 처벌이 힘들었다. 지난 4월 영국 경찰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4월에서 12월까지 잉글랜드와 웨일즈에서 피해사례만 1160건이 신고됐으나 처벌 받은 건 이중 11%에 불과했다. 지난달에는 잉글랜드 동남부 이스트본에서 한 30대 남성이 5명의 여성에게 신고당하고도 주의를 받는 데 그쳐 당국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사건 처리 시 피해자를 익명 처리하는 법안도 내놓은 바 있는 카마이클 전 장관은 “지난 회기에서 리벤지 포르노 관련 처벌법을 제정했음에도 1년 뒤 전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침묵 속에 고통받지 않고 (가해자 처벌에) 나설 수 있도록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에서도 리벤지포르노는 심각한 사회 문제다. 6일에는 리벤지포르노가 자주 올라오던 웹사이트 ‘소라넷’이 폐쇄되기도 했다.성폭력 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제14조 1항 등)에 따르면 가해자는 징역 5년 이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게 되어 있으나 최근 대법원은 촬영자가 피해자 본인인 경우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해 논란이 됐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