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의혹 미 대사관 차량에 중국 시끌

입력 2016-06-12 15:24
봉황위성TV 천린 기자가 접촉 사고 후 달아났다고 주장하며 지난 10일 웨이보에 올린 문제의 미 대사관 차량. 웨이보

미국 대사관 차량이 중국 베이징에서 ‘뺑소니’ 의심 사고를 일으키면서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6시쯤 홍콩 봉황위성TV 기자 천린은 베이징 시내에서 미국 대사관 번호판을 달고 있는 차량과 접촉사고가 났다. 사고를 낸 차량은 그대로 현장을 떠나려 했고 저지하려는 천씨를 끌고 가면서 상처까지 입혔다. 천씨는 지난 10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사고 사실을 전하며 “경찰은 차 주인이 외교적 면책특권을 가지고 있어서 처벌하기 어렵다고만 한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주말 사이 웨이보 글은 1200만 건 이상의 조회수와 3500건의 댓글이 달렸다.
  베이징 교통공안 당국은 비난 여론을 의식, 12일 웨이보를 통해 “현재 정식 수사 중”이라고 알렸다.
면책 특권 논란에 대해 칭화대 중미관계 연구센터 저우스젠 연구원은 “외교관 면책특권을 즐기고 있는 몇몇 외국인은 교통 법규를 위반하고 벌금도 물지 않는 등 해당 국가의 법을 지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2009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법규에 따르면 면책특권이 있는 외인이라도 사고를 냈을 경우 경찰은 면허증을 몰수하고 사고 책임 등에 관한 고지를 대사관에 하도록 돼 있다. 주펑 난징대 교수는 “외교관 면책 특권은 외교관들이 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면서 “형사 사건에만 적용되지만 민사 사건에서도 피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