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상명대 페이스북 대나무숲에는 “불쌍한 우리 딸 00이는 끝내 목숨을 끊고야 말았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올라왔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A씨의 아버지가 작성한 이 글에 따르면 "친엄마 없이 혼자 타지에서 외롭게 지내던 A씨는 남자친구를 많이 의지 했으며 한줄기 희망이었다. 또한 A씨는 남자친구가 아이를 낳아 같이 키우자며 피임을 하지 말라고 강요한뒤 성관계를 맺었다가 임신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남지친구는 A씨를 외면했다. 뿐만 아니라 남자친구의 아버지와 누나는 “더러운 X이라고 딸을 핍박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충격을 받은 A씨는 남자친구 앞에서 약을 먹으려고 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너 알아서 해라”며 문을 닫고 나가버렸고 A씨는 약을 먹고 쓰러졌다고 말했다.
응급실에 실려 간 A씨는 목숨은 겨우 연명할 수 있었지만 아이는 유산됐다. 사건이 있고 몇 달 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던 A씨는 가끔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꿈에서 죽은 아이가 나온다”며 새벽에 울면서 전화를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두 달 후 A씨는 남자친구를 찾아 갔다. 아버지는 "딸 아이가 그저 따뜻한 말 한마디가 듣고 싶어서 찾아갔다. 하지만 A씨는 남자친구의 가족들에게 또 다시 '돈 받으려고 그러느냐, 더러운 X아'라는 핍박 들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A씨는 가족들에게 “미안해, 너무 힘들어서 못 견디겠어, 죽은 아이에게 미안해, 따뜻한 말 한마디가 듣고 싶었는데 내가 무엇을 그렇게 잘못한 걸까? 아빠 엄마 너무 미안하고 사랑해, 다음 생에 꼭 다시 만나자”라는 유서를 남기고 남자친구의 아파트 단지 10층에서 뛰어내렸다.
A씨는 목숨을 끊기 전 지난달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상처가 나의 몫이라던 나 혼자 해결하라던 너의 아빠의 말이 왜 이렇게나 가슴이 아픈지”라며 “나는 잘 살지 못하겠어, 나만 피해보고 상처입고 망가졌는데 어떻게 잘살겠니”라며 남자친구에게 장문의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A씨가 가족들에게 남긴 유서에는 "아빠도 그사람을 용서해 달라"고 남긴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씨의 아버지는 “24살의 나이에 따뜻한 사랑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한 내 딸과 세상 밖으로 나와 보지도 못한 그 아이를 죽게 만든 그와 그의 가족을 용서해야 하는거냐?”고 덧붙였다.
현재 A 씨의 아버지는 딸의 사연을 알리기 위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그는 딸에게 “아빠 노릇 제대로 못해서 미안하다, 내 딸 너무 사랑한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4월 남자친구가 다니는 상명대학교 화장실에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그는 “제 모든걸 다 바친 남자에게 모든걸 잃었다. 하루하루 지옥 같은 24살의 한 여자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너무 몰라서 이렇게 글을 올린다”며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 사연은 상명대 대나무 숲 뿐만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이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네티즌들은 “학교 측에서 나서서 징계해야 한다” “여자분 혼자 얼마나 눈물을 많이 흘렸을까” “책임도 못 지면서 진짜 양심하나도 없네” “이 사연 진심으로 소름이 돋을 지경이네요” “남의 자식 귀한 줄 모르고 자기 아들은 잘못이 없다고 어이없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A씨의 남자친구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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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