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파견 일부 북한 근로자, 김일성 김정일 배지 안 단다

입력 2016-06-12 12:48

해외에 파견된 북한근로자들 중 일부가 김일성, 김정일 초상휘장(배지)을 달지 않은 채 일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2일 보도했다.

중국의 한 국제호텔에서 일하는 북한 종업원들이 김일성 초상휘장을 달지 않은 채 일하고 있다고 RFA는 전했다. 김부자의 배지가 중국인들로 부터 반감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 같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중국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H국제호텔에 파견된 북한 종업원들이 최근 들어 김일성 초상휘장을 달지 않은 채 일하고 있다”며 “종업원들이 동시에 초상휘장을 달지 않은 것으로 보아 위에서 그와 관련한 지시가 있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소식통은 “H국제호텔은 다른 호텔보다 숙박비가 비싼 편이지만 시설과 주변 환경이 좋아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곳”이라면서 “특히 남한 관광객이 많아서 말이 잘 통하는 평양여성들을 종업원으로 고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또 “북한 종업원들이 초상휘장을 달지 않은 것이 본국의 지시 때문인지, 아니면 중국 측 업주의 요청에 의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며 “다만 이들 종업원을 관리하는 북한 책임자는 여전히 초상휘장을 달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중국의 소식통은 “중국 내에서 금강산이나 평양관과 같이 북한식 명칭을 가지고 영업을 하는 업소의 종업원들은 여전히 초상휘장을 달고 있다”며 “다만 외출을 할 때면 그들도 초상휘장을 달지 않는다”고 1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다.

소식통은 “중국 단둥의 재봉(봉제)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과 그 책임자들은 초상휘장을 달지 않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재봉 근로자들을 책임지고 있는 간부들과 자주 통화했는데 최근에는 이들이 전화를 아예 받지 않고 있어 무슨 일인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중국내 북한 근로자들이 갑자기 김일성, 김정일의 초상휘장을 달지 않는 원인에 대해 “올해 들어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계속해온 북한에 대해 중국인들의 감정이 크게 악화된 것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