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부의 아름다운 휴양도시 마르세유가 핏빛으로 얼룩졌다. 과격하기로 소문난 잉글랜드, 러시아 훌리건(폭력적 축구팬)이 난동을 벌이면서다.
잉글랜드와 러시아는 12일 프랑스 마르세유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열린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1대 1로 비겨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에 두 팀 훌리건은 장외에서 주먹질과 발길질로 2라운드를 벌였다.
AP통신은 “싸움이 이미 경기 시작 전부터 있었다”고 보도했다. 술에 취한 팬들은 경기장 밖 거리에서 서로를 향해 고함을 지르거나 싸움을 벌였다. 노천카페의 의자를 집어던지고 나무에 매달리는 등 훌리건에 점령을 당한 거리는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
프랑스 경찰은 최루가스와 물대포로 경기 시작 전의 난동을 진압했다. 하지만 싸움은 스타드 벨로드롬 안에서 이어졌다. 관중석 곳곳에서 대표팀, 또는 프로팀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주먹질과 발길질을 주고받은 모습이 중계방송과 취재기자 카메라에 잡혔다.
잉글랜드와 러시아의 유혈사태에서 엉뚱하게 불똥을 맞은 프랑스는 즉각 비난 성명을 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부장관은 성명을 내고 “국제적인 축구행사가 양국 대표팀 서포터스에 의해 싸움판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로 2016을 주관하는 유럽축구연맹(UEFA)은 “마르세유의 폭력사태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난동 가담자는 앞으로 축구판에 발붙일 곳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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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