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의 한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를 두둔하는 듯한 주민 인터뷰가 실제로는 억울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말주변 머리 없는 주민이 말한 내용이 거두절미하게 편집돼 방송에 공개된 것이고 그 말을 한 주민이 현재 깊은 후회를 한다는 측근의 주장이다. 또 논란이 된 인터뷰가 주민 전체의 의견이 아니고, 자극적인 발언만 편집돼 보여지는 미디어의 특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일침도 나왔다.
첫 번째 증언은 신안군 섬마을 안승호 이장단협의회장이 지난 10일 와 가진 인터뷰에서 나온다.
안 회장은 논란이 된 인터뷰가 진심을 담은 발언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는 "뭐 서울에서는 묻지마 살인도 하면서 막 사람도 죽이고 이러는데, 우리 젊은 사람들이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니냐" "공직에 있는 교육자가 어떻게 처녀가 술을 그렇게 먹을 수 있느냐" "여자가 꼬리 치면 안 넘어올 남자가 어디 있어" 등이었다.
종편에서 주로 나온 문제의 주민 인터뷰에 대해 안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제가 생각했을 때는 그래요. 그 양반이 사실 어촌에 살면서 언변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그 양반은 그런 가해자들에게 동의해서 그런 게 아니라."
안 회장은 이러한 발언을 한 주민들이 피의자를 옹호해주려고 그런 게 아니라면서 "옹호한 게 아니라 그 양반도 그냥 얼떨결에 한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그 양반도 주민들한테 엄청나게 뭐라고 할까. 주민들의 눈총을 받고 지금 그 사람 제대로 활동을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게 누가 뭐라고 해도 어떻게 하든 간에 이 부분(지역 주민이 끔찍한 성폭행 사건을 벌인 것)은 우리 주민을 비롯해서 누가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김도훈 허핑턴코리아 편집장도 한겨레에 이라는 제목의 기고글에서 "이 무시무시한 사건이 공개된 이후 소셜 미디어에서는 수많은 비난이 쏟아졌는데, 그중 많은 비난은 기묘하게도 '섬'이라는 지역에 대한 혐오와 맞물려 있었다"며 "물론 그건 미디어의 영향이 컸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송은 결국 가장 귀에 꽂히는 발언들을 골라서 편집해 보여주는 통제된 미디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곤란하다"며 "이 사건에서 혐오를 찾아내야 한다면 그것은 지역 혐오가 아니라 여성 혐오다. 서울에서도 부산에서도 광주에서도 거나하게 술을 마시며 성폭행과 강간을 공모하는 악마들과 구타유발자들은 언제나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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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정 기자 sej@kmib.co.kr